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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여행기 15 - 뵈너훕(Bønnerup) 2004년 8월 3일 화요일 S가 운전하는 이모 차를 타고 S커플과 나 이렇게 셋은 S의 아버지 O씨의 별장(Summer House)으로 출발했다. L은 오페어(Au Pair)를 하려고 신청했었는데 면접이 오늘로 잡히는 바람에 저녁에 따로 올 예정이다. 어제는 오후스 남쪽(Moesgård 모오스고)에 다녀왔고 오늘은 오후스 북동쪽(듀스란 Djursland 지방 Bønnerup strand 뵈너훕 스트란)으로 향한다. 위 지도 참고. 일단 이모가 다니는 회사에 들려서 사람들과 인사도 하고 여기저기 둘러보았다. 이모 살아온 이야기를 생각할 때면 왠지 회사 직원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이 들곤 한다. 그래서 재작년인가 크리스마스에 선물로 컵라면을 박스로 보냈었다. 한국에서 배로 부치면 덴마크까지 거의 두 달 걸린..
덴마크 여행기 14 - 오후스 2004년 8월 2일 월요일 아침에 이모와 Moesgård Museum 모오스고 박물관에 갔다. 가는 길에 잠시 Dansk Bank ATM에서 돈을 찾았다. 서울에서 환전해 미리 가져온 돈도 있고 이모를 만나고 부터는 거의 신세지는 참이라 이제서야 처음으로 뽑아보는 것이다. 1997년 보다 직불카드 국외 인출 한도가 많이 늘었나 보다. 확인하고 올 걸 그랬다. 거래 은행마다 다르니까. Moesgård Museum 모오스고 박물관에 간 건 역시 고대인 미이라를 보기위해서다. Silkeborg 실케복 근처 Grauballe 라는 마을에서 발견한 철기시대인 미이라로 The Grauballe Man / Grauballemanden 이라고 보통 부른다 한다. 예전 사진에서는 더 멀쩡하다. 하긴 처음 발견한 사람이..
[책] 가와카미 히로미, 뱀을 밟다 가와카미 히로미 川上弘美, 서은혜 역, 뱀을 밟다 蛇を踏る, 청어람, 2003 pp. 9 ~ 10 미도리 공원 가는 길, 덤불에서 뱀을 밟고 말았다. ........ 밟고 나서야 뱀이 있다는 걸 알았다. 가을뱀이라 둔했던 탓일까. 보통 뱀은 그렇게 밟히지 않는데. 뱀은 부드러웠고 밟아도 밟아도 끝이 없는 느낌이었다. "밟히면 끝이야." 뱀은 말하더니 물컹하니 녹아내렸다. ........ "밟혔으니 어쩔 수 없네요." ------------------------------------- 코펜하겐에서 편지를 썼었다. 이메일의 경우 드물게 그런 일이 있는데 받지 못했다는 걸 나중에 친구로부터 들었다. 그 친구는 이제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 원래 일어난 일이라고는 없는지도 모르겠다.
덴마크 여행기 13 - 오후스, 실케복(Silkeborg) 2004년 8월 1일 일요일 Silkeborg Søerne 실케복 호수지대로 식구들 모두 나들이를 갔다. H씨까지 함께였다. 이 분 성격이 참 명랑하셔서 사람들을 밝게 한다. 일단 집으로 다 모이자 각각 차 두 대에 나눠 타고 출발했다. 아래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덴마크는 도로도 잘 되어 있고 시내가 아니면 대개 차들도 많지 않아 한산하고 거칠게 운전하는 편들도 아닌데다 우리와 다른 거라고는 라운드 어바웃(Roundabout) 같은 교차로 통행 방식 차이 정도라 운전하기는 좋을 듯 보였다. 덴마크 고속도로는 기본적으로 이용료가 없다. 다만, 대개 섬을 잇는 다리를 건널 때는 돈을 내야하는데 우리는 줄곧 카드로 계산했다. 물론 카드라야만 하는 건 아니고 단지 이곳 사람들은 본인 얼굴 사진을 인쇄한 카드를 ..
덴마크 여행기 12 - 오후스 2004년 7월 31일 토요일 이모 따라 아침 장을 보러 갔다. 공터에서 열리는 말 그대로 장이다. 감자 등 야채를 좀 샀는데 생선은 좀 좋지 않다고 다시 차를 몰아 시내 생선가게로 갔다. 골목에 차를 세우고 자동차 앞 유리창 시계 바늘(Parking Disc)을 맞추었다. 여행기를 시작하면서 링크한 교환학생 블로그에서는 이에 대해 주차를 시작한 시간을 표시한다고 했다. 반면 내 기억에는 주차를 끝내고 떠날 예정 시간을 표시했었는데 찾아보니까 내 기억이 틀렸다. 뭐, 어느쪽이건 단지 행정력 문제 보다는 사회 구성원으로서 서로에 대한 정직함과 믿음이 어떤 것인가 하는 측면을 볼 수 있었다. 이런 사회와는 매우 이질적인 환경에서 성장한 사람들이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 함께 살고자 할 때 과연 어떨까, 게다가 ..
덴마크 여행기 11 - 오후스(Århus / Aarhus) 2004년 7월 30일 금요일 아침에 이모와 집 주변 숲 길을 산책했다. 다른 곳도 그렇지만 오후스는 숲이 참 좋다. 바다와도 연이어진 길을 걷다 보면 기분이 마냥 좋아진다. 사실 덴마크에서는 뛰는 사람이 많았는데 나는 뛰질 못하고 다행인지(?) 이모는 의사의 권고가 있어서 주로 걷는다고 하니 마춤이었다. 이런 저런 얘기를 많이 했다. 자, 그럼 관광 코스로 돌아가서, 오후스에서 유명하고 가볼만한 곳으로 현지인이 알려준 두가지는 Den Gamle By 덴 가믈러 뷔와 Moesgård Museum 모오스고 박물관에 있는 미이라였다. 오늘은 Den Gamle By 덴 가믈러 뷔(The Old Town)에 갔다. 글자 그대로 덴마크 민속촌이라고 할 수 있다. 용인에 있는 한국민속촌을 떠올리면 맞다. 옛날 집과..
덴마크 여행기 10 - 훔레백(Humlebæk), 헬싱외(Helsingør) 2004년 7월 29일 목요일 일찍부터 간단한 아침 식사 후 청소 시작. 침대 정리부터 옷, 소지품 등 짐을 싼 다음 진공 청소기를 돌렸다. 대충 정리가 끝난 듯 하군. 자, 그럼 마무리. 집을 나와 우체국 옆 꽃집에서 꽃을 샀다. 마침 카드는 어제 국립 미술관 기념품 가게에서 찾던 걸 구했다. 전에 N이 지나는 말로 일본어 학과 다니는 친구 얘기를 잠깐 한 적 있었다. 그때 문득 내 마음 속에 바쇼의 하이쿠가 하나 떠올랐고 내내 여운이 남았다. 오늘 그렇게 그림을 그려갔다. 카드는 일본 작가의 그림으로 하이쿠에 맞는 담백한 것을 선택했다. 사방 벽을 하얗게 칠하고 별다른 장식이 없는 아파트라 해바라기 같은 원색의 큰 꽃으로 생기 넘치는 느낌을 받고도 싶었지만 그보다는 역시 차분하고 소박하게 작은 묶음으..
덴마크 여행기(2004) 09 - 코펜하겐 2004년 7월 28일 수요일 종일 박물관과 미술관 구경을 했다. Rosenborg 호슨복 옆 Statens Museum for Kunst(Danish National Gallery 국립 미술관)와 Tivoli 티볼리 옆 National Museet(National Museum 국립 박물관)에 갔다. 지금 국립 미술관 홈페이지를 찾아보니까 입장은 무료라고 한다. 단, 일반 전시만. 특별 전시는 입장권을 사야 한다. 기억이 맞다면 2004년에는 수요일만 무료 입장이었다. 며칠 전 일요일 글륍토텍 박물관이 무료였던 건 모르고 간 것이었지만 이번에는 미리 알고 찾아갔다. 평소 덴마크 사람들이 꼭 가봐야한다고 권하던 티볼리도 국립 박물관 바로 옆이고 해서 티볼리로 마감하고자 하는 오늘 일정으로 볼 때 동선도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