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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아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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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김종삼, 김종삼 전집 김종삼, 권명옥 편, 김종삼 전집, 나남출판, 2005 김종삼, 장석주 편, 김종삼 전집, 청하, 1988 p.161, 김종삼, 김종삼 전집, 서울:청하, 1988 p.208, 김종삼, 김종삼 전집, 나남문학선 43, 파주:나남출판, 2005 새 또 언제 올지 모르는 또 언제 올지 모르는 새 한 마리가 가까이 와 지저귀고 있다. 이 세상에선 들을 수 없는 고운 소리가 천체에 반짝이곤 한다. 나는 인왕산 한 기슭 납작집에 사는 산사람이다. ------------------------------- 새롭게 권명옥이 엮어 내놓은 김종삼 전집을 이제서야 발견했는데 시를 읽다 문득 옛날 생각이 났다. 내게 아일랜드란 아일랜드가 아니다. 그리고 한때 아주 잠시였지만 내 아일랜드에는 이름이 있기도 했다. 아주 잠시라는..
[책] 헤이케 이야기 오찬욱 역, 헤이케 이야기 平家物語, 대산세계문학총서 054, 문학과 지성사, 2006 1권 p.45 당시 스물 두셋 전후로 여인으로서는 한창때를 살짝 넘긴 나이였다. .................................. 어느 블로거에 대한 추억 (?) ...
[책] 당 투이 쩜, 지난 밤 나는 평화를 꿈꾸었네 당 투이 쩜, 안경환 역, 지난 밤 나는 평화를 꿈꾸었네 The Diary Of Thuy Tram, 이룸, 2008 p.145 , 1969년 6월 25일 투언이 검은 두 눈동자를 반짝이며 내게 조용히 말했다. "누나, 인생이 너무 짧지? 그렇지? 우리가 영원히 눈을 감을 때 후회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p.252, 1970년 6월 18일 해질 무렵이 되자, 제트기와 정찰기의 시끄러운 소리도 멈췄다. 저녁의 정글에 갑자기 무서운 적막감이 돈다. 산새 소리도, 사람 소리도 없고, 흘러가는 시냇물 소리와 트랜지스터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소리뿐이다. 노래 제목은 모르겠다. 단지 저녁 이슬에 젖은 고요한 벌판처럼 감미롭고 부드러운 음악에 빠져 있을 뿐이다. 갑자기 나는 모든 것을 잊었다. 요 며칠 동안 ..
[책] 박형준, 춤 박형준, 춤, 창비시선 247, 파주:창비, 2005 p. 81 조용한 봄 洞口에 포구나무 서 있다 바람이 어머니의 기도를 하늘로 밀어올린다 포구나무 밑에서 포대기를 추켜올리는 여인 저녁햇살 엉켜 있는 저 하늘의 뿌리 부옇게 떠서 더 가느다랗다 바람이 가지 끝 물보라를 툭툭 건드린다. 포대기 속 불뚝불뚝 머리를 내밀며 아이가 운다 포구나무 가지 끝 아른거리는 연둣빛 저녁 ................... 백석, 고형진 엮음, 정본 백석 시집, 파주:문학동네, 2007 p.46 (정본 : 고형진 교정본) p.204 (원본: 사슴, 1936/1/20) 광원(曠原) 흙꽃 니는 이른 봄의 무연한 벌을 경편철도(輕便鐵道)가 노새의 맘을 먹고 지나간다 멀리 바다가 뵈이는 가정거장(假停車場)도 없는 벌판에서 차(車..
[책] 백석, 정본 백석 시집 백석, 고형진 엮음, 정본 백석 시집, 파주:문학동네, 2007 pp. 151 - 153 (정본 : 고형진 교정본) pp. 277 - 278 (원본 : 문장, 3권 4회, 1941년 4월) 흰 바람벽이 있어 (정본) 오늘 저녁 이 좁다란 방의 흰 바람벽에 어쩐지 쓸쓸한 것만이 오고 간다 이 흰 바람벽에 희미한 십오촉(十五燭) 전등이 지치운 불빛을 내어던지고 때글은 다 낡은 무명샤쯔가 어두운 그림자를 쉬이고 그리고 또 달디단 따근한 감주나 한잔 먹고 싶다고 생각하는 내 가지가지 외로운 생각이 헤매인다 그런데 이것은 또 어인 일인가 이 흰 바람벽에 내 가난한 늙은 어머니가 있다 내 가난한 늙은 어머니가 이렇게 시퍼러둥둥하니 추운 날인데 차디찬 물에 손은 담그고 무이며 배추를 씻고 있다 또 내 사랑하는 사람이..
피에트 헤인 Piet Hein 과 그룩 Grook 위키백과사전과 Piethein.com을 참조하건데 덴마크 사람 피에트 헤인 Piet Hein(1905/12/16 – 1996/04/17)은 매우 다재다능했다. 단지 직업만 가지고 그를 말한다면 그는 과학자이자 예술가였고 수학자이자 디자이너였으면 발명가이자 시인이고 건축가였다. 한마디로 그는 창의적인 사람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소마큐브 Soma Cube를 만든 사람이라는 거 정도가 아마 그나마 알려진 전부인 듯한 느낌이지만 뭐, 어쩔 수 없다. 덴마크가 그 거리만큼이나 우리의 마음으로부터 먼 탓이다. 이 블로그에서는 덴마크 여행기 오후스편 Marselisborg 마셀리스복 조각 사진 중에서 그의 작품 Super Egg를 볼 수 있기도 하다. 그룩 Grook(영어), Gruk(덴마크어)은 피에트 헤인이 쓴 ..
한 꽃 내 방 화분에 꽃이 한송이 피었다. 그 향은 또 어찌나 짙은가 예민한 사람이라면 방에 들어서자마자 바로 알아챌만 하다. 그렇지않아도 본래 향을 피워 틈틈이 혼자 즐기는 버릇이 있는지라 더 새로운지도 모르겠다. 화분에 자리잡은 이를 뭐라 부르는지 알지는 못하지만 가만보면 도코노마(床の間)에 앉았을 듯한 자태다. 마주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보다보면 문득 사라지기 때문이다.
엉뚱한 유입 경로 - 남다른 손님을 위한 발라드 티스토리 관리자 페이지에서 블로그 통계를 보면서 재미있는 일 하나. http://www.google.dk/search?q=www.trafikken.dk&hl=da&start=560&sa=N 어제도 또 이런 일이 있었다. 자주 있는 일은 아니고 위에서 처럼 주로 덴마크와 스웨덴 검색 사이트를 통해 이 블로그에 들어오는 일이 아주 가끔 있다. 언젠가 Technorati 영문 페이지에서 "누가 운영하는지 밝히진 않았지만..." 운운하며 이 블로그에 실린 Ron Mueck 작품 사진 등을 안내한 걸 보면서 재미있었던 기억이 난다. 그 친구들은 한글도 모르면서 우째 이 블로그에 들어왔을까? 들어와선 무엇을 보고 갔을까? "아차! 실수다"라고 했을테지만 아마 그 친구들도 재미있어 했으리라 믿는다. 지금의 나처럼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