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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아보니

청계(淸溪)

류종목, 소식시집, 서울대출판부, 2006

p.91 주1)
청계사(淸溪寺), 협주(峽州 : 지금의 호북성 의창현(宜昌縣) 서북쪽)에 있는 절.  소식의 자주(직접 단 주석)에 협주에 있으며 귀곡자의 옛날 거처이다(鬼谷子之故居)라고 했고, <귀곡선생전 鬼谷先生傳>에는 초나라에 청계가 있는데 깊이가 천 길이나 되며 그 물이 영묘하고 기이하다(楚有淸溪 下深千仞 其水靈異)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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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淸溪)는 학생 때 받았던 내 불명(佛名)이다.   맑을 <청淸>, 시내 <계溪>해서 맑은 물이라는 뜻으로 일반 명사로도 쓰이고 지명으로도 흔하다.  예를들어 서울에는 청계천이 있고 과천에는 청계산도 있다.
    
옛책을 읽다 보면 중국에 있는 청계란 이름을 가끔 보는데 이번이 특히 재미있는 듯 하다.  귀곡자라는 이름은 무협지에도 등장하지 않는가?  더구나 청계에 대한 묘사가 자못 신비롭다.  아마 용(龍)이 사는 곳일 것이다.  ^^

전고(典故)는 고사하고 한자라고는 자전을 찾아보는 정도로 모르다 보니 계溪 라는 게 정확하게 어떤 것을 말하는지 궁금했다.  근데 지금껏 찾아보지는 않았다.  ㅡㅡ;;  옥편에서는 간단히 '谷間流水'라는데 말 그대로 '계곡 사이를 흐르는 물'이라는 뜻이다.  그럼 그 크기는 어떤 걸까?  물에 관한 한자를 찾아 보니까 설명에 따르자면 그 크기가 대충 이랬다. 

川 < 江 < 海 < 洋

川은 '通流水'라고 하고 江은 '川之大者'라고 하니 말이다.  여하튼 溪에 대해서는 작은 계곡을 연상하는 게 고작이었다.  계곡을 흐르는 만큼 맑고 시원한 거야 당연하지만 깊고 넓다는 생각은 하기 어려웠다.  그런데 앞서 귀곡선생전에서의 溪에 대한 묘사도 그렇고 이제 생각에 강태공이 낚시하던 곳도 溪인 걸 보면 溪라는 게 꼭 작기만한 게 아닌가 보다.  산 많은 우리나라는 적지않은 江이 사실 溪이기도 한 것이니까.  결국 작을 수도 있지만 크자면 그 넓이와 깊이가 꽤 된다는 걸 알 수 있다.  산이 높을 수록 골은 깊고 따라서 이를 흐르는 溪는 맑고 차고 깊고 넓기까지 한데 강과 달리 인적은 드물고 제 홀로 흐르니 묘하고 기이하고 신비롭다.  이리저리 옥편을 찾아본 결과는 대충 이렇다.  정확한 말인지는 잘 모르지만 말이다.  ^^

가끔 듣기를 이름이 곧 그 사람이라고도 하는데 나는 과연 어떤 사람일까 이게 또 궁금하다.  역시나 착하게 살라는 말씀이 아니실런지..

끝으로 청계천은 溪라기 보다는 川이다.  그 이름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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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s only for CA...  Good Luck...

淸溪龍出總須輸  청계에서 용이 나오매 모두 패배하리라.

-- p.133, 조당집 1, 월운 역, 동국역경원, 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