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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다보면

덴마크 여행기 04 - 말뫼(스웨덴), 코펜하겐

2004년 7월 23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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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와 스웨덴 말뫼


Ribersborg 해변(Ribban 리빠:안)에 가려고 일찍 호텔을 나섰다.  역 앞에서 몇 번 버스를 탔었는지 잊었었는데 Kallbadhus 칼바드휴:스 홈페이지에서 보니까 32번 시내버스였다.  옅은 안개가 낀 이른 아침 풍경은 아련했다.  사람들은 없었고 세상은 조용했다.  버스에서 내려 좀 걸어가다 얕은 구릉을 넘자 해변에 잔교(Bryggan 브뤼가:안)들이 연이어 바다를  향하고 있었다.  이렇게 보면 서 있는 것들이 오히려 달린다는 표현에 걸맞게끔 동적인 느낌을 준다.  그러나 그 잔교에 올라서면 순간 적막 속으로 주변이 사라지는 게 그림 속과 그림 밖에서는 시간이 달랐다.  삼봉(三峰) 선생께선 하필 그림 속에서 길을 물으셨을까.  잔교에 올라 바다를 보면서도 사진을 찍고 반대로 잔교 끝에서 해변을 보면서도 찍었더니만 좀 과장해서 그 두 사진(39,45)을 서로 구별할 수 없었다.  혼자 다니면서 별짓을 다한다 싶다.  ^^;;

Ribersborgs Kallbadhus(냉수욕장)은 역사가 1898년까지 거슬러 간다고 한다.  목조 가옥과 잔교, 탈의실, 카페 등이 있다.  지금 홈페이지에서 보니 사우나도 있다던데 아마 굴뚝 있던 곳 같다.  지난 사진을 챙기면서 사람들로 북적이던 Århus 오후스 해수욕장 모습을 이곳에 겹쳐 보았다.  왁자지껄한 사람들 모습.  그도 좋군.  덧붙여 Kallbadhus 라고만 하면 일반적인 말로 냉수욕장이란 의미 - Kall(차가운), Bad(목욕, 수영), Hus(집).  따라서 Ribersborgs Kallbadhus 라고 하면 Ribersborg 해변에 있는 Kallbadhus 란 뜻.

다시 버스를 타고 호텔로 돌아온 때가 대충 11시 쯤인 듯 하다.  Best Western Hotel Jägersro 체크아웃.  다시 말뫼 중앙역 가서 기차 타고 코펜하겐 행.  이제야 스웨덴 떠나 덴마크다.  여행기 써가는 걸음이 생각 밖으로 더디고 더디다.  ㅡㅡ;;

열차는 몹시 붐벼서 사람들 사이에 낀 여행가방이 민망했다.  코펜하겐 중앙역에 약속 시간보다 일찍 도착했다.  그냥 있기도 뭐한 일이라 가방 끌고 주변을 둘러 보았다.  거의 Glyptotek 글륍토텍 쪽 Tivoli 티볼리 입구까지 갔다가 되돌아와선 다시 길을 건너 관광안내센터로 들어가 안내책자들을 살펴 보았다.  관광안내센터 역시 몹시 붐볐다.  안내책자 몇 가지를 안고는 역으로 돌아왔다.  코펜하겐 중앙역(Hovedbanegården 호읃바네거든: 360° 파노라마 사진)에서 1시 약속이였는데 시간 넘어 기다리다 결국 전화 통화를 해서야 S를 만났다.  우려했던대로 나는 매표창구 있는 쪽에, 이 친구는 티볼리 쪽에 있었던 것이다.  한 곳에 있어야 서로 길이 어긋나지 않으리라는 똑같은 생각을 하면서.  ^^  중앙역은 출구가 여러 곳이기 때문인데 매표창구와 주차장 있는 쪽 출입구가 있고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출구는 티볼리 쪽인데다 그 반대편으로 나가기도 해서 중앙역 안내도를 보면 결국 출입구가 세 곳이다.   Århus 오후스 출신이고 길 찾기에 서툰면이 있어서 이 친구 코펜하겐이 설다.  아니면 생각 많은 내가 문제인지도...  ㅋㅋ  그보다 다시 보니 반갑긴 한데 어째 내 기분은 점심시간에 잠깐 나와서 한가롭게 친구 만나는 느낌이다.  편안하다.  게다가 왠지 이곳에서 내가 더 자연스러운 것 같은 말도 안 되는 기분까지...

참, 중앙역은 오랜 건물로 어두컴컴하니 인상적이었다. 

일단 Rådhus 럳후스(시청)에서 버스를 타고 가다가 내려서 10회 승차권을 샀다.  지금 생각하면  Nørreport 뇌어포트 역인 듯 싶다.  말이 좀 이상한데, 나중에 나 역시 그곳에서 10회권을 샀으니까.  그리고 Strøget 스토이이트(보행자로, 시청광장 ~ Kongens Nytorv 콩스 뉘토브)를 걸어서 숙소로 향했다.  버스 또 탈거냐고 묻기에 그냥 걷고 싶다고 우겼다.  기왕 놀러온 거 급할 이유가 없다.  좀 복잡한데 난 이 친구의 친구 아파트에 묵을 예정이다.  이 친구를 포함해서 덴마크에는 우리 가족(!)이 살고 있다.  생긴 것도 다르고 상대방 모국어도 모르는 사람들끼리 무슨 가족이란 말인가 하는 의문에 대해서는 설명이 길고 매우 사적인 부분이라 넘어간다.  개인적으로 너무 궁금해서 못견디시겠다는 분은 내게 따로 데이트를 신청하시기 바란다.  ^^

집을 못 찾아서 친구(N)에게 전화를 했다.  나를 애 다루듯 하는 이 친구, 왜 그렇게 걱정이 많은지.  근데 왜 그리 길은 못 찾는지.  ^^;;

초인종을 누르고 인터폰으로 N을 불러서 정문을 열고 계단을 올라가 3층 - 한국으로 치면 4층 - 에 위치한 집 현관 앞에서 다시 문을 두드렸다.  N을 처음 만났다.  사실 나는 나름대로 숙소를 알아보고 있었는데 자꾸 기다려보라고 하더니만 한국 떠나기 전전날인가 아무개 집에 묵기로 했다고 알려왔다.  전후사정도 모르고, 알지도 못하는 사람 집에 머문다는 게 썩 내키는 일은 아니었지만 이렇게까지 마음 쓴다는 게 얼마나 고마운 것인지.  이 친구도 그렇지만  N은 또 어떤가?  남 모르는 사람에게 집을 내준다는 게 말이다.  나는 덴마크가 어떤 나라인지 알고 싶지도 않았고 그리 상관도 없었다.  내가 마음 깊이 아는 건 이곳에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산다는 것이다.  내게 덴마크는 의미가 있다.
 
아파트가 위치한 곳은 Nyhavn 뉘하운(신항구) 근처다.  S와 간단한 점심을 사먹고 Magasin 마가신백화점에 가서 쇼핑부터 했다.  빵, 과일 등은 지하 슈퍼에서 사고 샴푸는 위층 화장품 코너로 갔었는데 귀찮아서 린스 겸용 샴푸를 사느라 좀 부산했다.  일단 린스를 여기선 발삼이라고 하더군.  두가지 상품을 찾았는데 처음 보는 브랜드로 골랐다.  못보던 거니까.  평소 내 선택의 기준(!)이다.  덕분인지 내 몸에 안 맞는 점이 있어서 좀 그랬다.  혹 사람들은  conditioner 란 말도 모르냐 하겠지만 워낙 평소 생활과 달라서...  이후 한국에 와서는 착실하게 샴푸와 콘디셔너를 빠뜨리지 않고 쓰고 있다는 이야기.  ^^;;

저녁은 Nyhavn 근처 타이음식점에서 take-out 으로 구매해 아파트로 돌아와 먹었다.  싸고 먹을만했다.  참, 이곳 사람들은 식사시간이란 게 따로 없다.  배 고프면 언제든 각자 먹는다.  회사에서도 당연하게 점심시간이 따로 없다.  오늘 하루는 이렇게 끝.

- 덴마크 대중교통편을 알아볼 때 인터넷을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Rejseplanen 를 방문하게 마련인데 아주 유용하다.  다만 조심해서 이용하는 게 좋다.  예를 들어 Kongens Nytorv 콩스 뉘토브에서 출발해 Roskilde 오스킬데로 가는 길을 살펴 보자.  그냥 Kongens Nytorv 라고 하면 프로그램은 코펜하겐 중앙역으로 가서 Roskilde 행 열차를 타라고 안내한다.  하지만 지하철을 타고 Nørreport 뇌어포트 지하철역으로 가서 연결통로를 이용해 역을 옮기면 바로 Roskilde 행 열차로 바꿔 탈 수 있다.  프로그램은 출발점을 Kongens Nytorv Metro Station 이라고 선택해야만 이렇게 길을 안내한다.  어떻게 가도 가기야 가겠지만 말이다.

- 구글 지도도 볼 수 있고 좋은 지도도 많이 나왔겠지만 2004년 기준이란 조건일지라도 개인적으로 재미난 코펜하겐 지도로는 스카이맵(Sky Map)을 추천한다.  코펜하겐 중앙역 근처 관광사무소에서는 보지 못하고 Rosenborg 호슨복 매표소에서 구했다.  입체 그림으로 그린 지도라 아주 보기 편하고 예쁘다.  인터넷 사이트에서 볼 수도 있다.

- 코펜하겐 지도 링크


< 사진설명 >


1 - 45.. Ribersborg 해변(Ribban)
1......... Ribersborg 해변 안내지도
4 - 38.. Ribersborgs Kallbadhus
5......... Kallbadhus 잔교에서 바라본 왼쪽 풍경
6......... Kallbadhus 잔교에서 바라본 오른쪽 풍경, 당시 건설중이던 터닝토르소가 보인다.
7......... Kallbadhus 이용시간안내
39 - 45 Ribersborg 해변 바다와 잔교(Bryggan)
46....... 광역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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