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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다보면

일본 다카마츠 & 나오시마 여행기(2013) 2/4

다카마츠 高松 & 나오시마 直島 여행 (2013/9/19 ~ 9/22)


9/20 금요일


이타다끼상( いただきさん) : 아침 일찍 어슬렁 어슬렁 효고마치 동네 산책을 나섰다가 길에서 생선을 파시는 할머니들을 만났다.  바로 "이타다끼상".  남편은 배를 타고 아내는 행상으로 생선을 떼다 판다.  이제는 많이 사라진 풍경이라고 하는데 다양한 생선을 볼 수 있었고 깔끔하게 손질도 해주시는 통에 하룻밤 여행자인 나마저 한 마리쯤 사고 싶더랬다는...  보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한 페이지 참고.    

http://design.a-mz.com/syoku-utuwa/gyosyo/takamatu/takamatu1.htm

http://www.city.takamatsu.kagawa.jp/kankou/library/list/09_itadaki.html

http://www.nikkei.com/article/DGXZZO19193790R01C10A2000000/



다카마츠항 페리 → 나오시마 섬 直島 

10시14분에 출발하는 두번째 배를 탄 덕분인지 누워갈 정도로 한가했다.  모르긴해도 8시12분에 떠나는 첫번째 페리는 무척 붐볐으리라.  50분 소요.  나오시마섬 미야노우라 宮浦 항구에 선다.  시코쿠기선 페리.  주말에는 나오시마섬 혼무라 本村 항구까지, 30분 걸리는 작은 고속선도 다닌다.  토 페리.    



미야노우라 항구 宮浦 : 호텔 셔틀버스 시간이 좀 남아서 동네 구경을 먼저 했다.  스미요리 신사 住吉神社.  나오시마에서 좋았던 것 중 하나는 좁고 긴 동네 골목을 돌아다니는 시간이었다.  미야노우라 宮浦와 혼무라 本村 항구 마을.  화재라도 나면 큰 일 날 것 같이, 엣 모습을 간직한 목조 주택들이 다닥다닥 들어찬 마을사이로, 막힌 곳 없이 이어진 숨 길을 따라 걸어보았다.  시골 마을 흙담과 돌담 사이 고샅이 이런 느낌일까.  재개발로 사라져버린 서울 달동네 골목이 그랬을까.  언덕에 올라가 보기도 했다.  마을 모습이 참 좋았다.  물론 항구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두 말하면 잔소리인 빨강 호박 赤かぼちゃ이다.  


 

베네세 하우스 Benesse House : 특급 호텔이다.  가격도 좀 있고 예약도 어렵긴 하지만 한번쯤 묵을만하다.  일반 관람객이 없는, 적막속에서 둘러본 베네세 하우스 미술관에서 맞은 밤이 기억난다.  밤도 낮처럼 모두의 것이겠지만 사실 투숙객만이 누릴 수 있다.  호텔에는 뮤지엄 Museum, 오벌 Oval, 파크 Park, 비치 Beach 등 네 곳의 숙소가 있으며 편의시설을 생각하면 '파크'에 묵을 수도 있겠지만 무조건 '오벌 Oval'이 답이다.  단연 멋지다.  미술관 입장권에 호텔 확인 도장이 있으면 추가비용없이 지중 미술관, 이우환 미술관 등을 하루 더 관람할 수 있고 미나미데라 南寺와 긴자 きんざ 관람예약도 데스크에서 해준다.  조금은 불친절하게도 객실에는 티비가 없고 와이파이 Wifi도 되지 않는다.  소위 '힐링'이라는 건데 그러거나 말거나 석양은 석양대로 일출은 또 그렇게, 밤새 달빛마저 참 곱더랬다.  무료인 호텔 셔틀 버스도 편하게 이용했다.  호텔 예약할 때 신용카드를 요구하지 않아서 좀 당황했다.  예약에는 아무 문제가 없으니 놀라진 마시길...  


호텔 체크인하기는 이른 시간이라 일단 짐을 맡기고 미술관 구경을 나섰다. 


지중 미술관 地中美術館 Chichu Art Museum :  나오시마가 유명해진데는 안도 타다오 安藤忠雄 가 설계한 건물들이 한 몫을 했을 것이다.  베네세 하우스 호텔, 이우환 미술관 그리고 지중 미술관이 그것이다.  분명 사람이 만든 공간이 주는 아름다움이 있다.  끌로드 모네 Claude Monet, 월터 마리아 Walter De Maria, 제임스 터렐 James Turrell.  미술관에는 딱 이 세 명의 작가 뿐이다.   내가 머물고 싶었던 곳은 오직 하나, 모네의 그림 전시실.  오래도록 그곳에 있고 싶었다.  정말 좋았으니까.  참, 지중 미술관 카페도 꼭 들려야한다.  뭘 사먹어도 좋고 건물 밖 정원에 나가 바다를 바라봐도 좋다.  미술관 내에서는 사진을 찍을 수 없어 유감.  



이우환 미술관 李禹煥美術館 :  이 미술관이 또 참 좋다.  2011년 겨울, 현대화랑에서 했던 전시회도 좋았다.  다시 한 번 가서 머물고 싶은 곳.  



혼무라 本村 집 프로젝트 家プロジェクト : 혼무라 本村 마을집 몇 채를 요모조모 꾸며 놓았는데 전체적으로 그닥 인상적이지 않았다.  아무튼 둘러 보자면 표를 사야할텐데 파는 곳은 베네세 하우스 호텔, 혼무라 라운지&아카이브本村ラウンジ&アーカイブ, 버스 정류장 옆 마을 담배 가게 등이다.  집 프로젝트 家プロジェクト는 총 7 채로 카도야 角屋, 미나미데라 南寺, 긴자 きんざ, 고오신사 護王神社, 이시바시 石橋, 고카이쇼 碁会所, 하이샤 はいしゃ 등이다.  이중 미나미데라 南寺와 긴자 きんざ 둘은 미리 예약을 해야한다.  결국 예약 자체가 쉽지 않은 '긴자 きんざ'는 보지 못했다.  지중 미술관에서도 보았던 제임스 터렐 James Turrell의 작품인 것으로 미루어 아마도 이공간 체험이리라 짐작해본다.  

아이스크림 가게 미노 美乃 : 더워서 아이스크림부터 사먹었다.



아는 게 없어 뭘 할까 고민하다 여기저기서 만난 한국 여행객에게 도움을 얻어 버스 정류장 옆 담배가게에서 일단 관람권을 샀다.  다음은 집 프로젝트 순례.   카도야 角屋, 고오신사 護王神社, 이시바시 石橋, 고카이쇼 碁会所, 하이샤 はいしゃ 등을 돌아보고 마침 신도들이 예불중이던 사찰 고쿠라쿠사 極樂寺 건물 안쪽까지 들렸다가 호텔로 돌아왔다.   

숙소 '오벌 Oval' 체크인 : 커다란 유리창 한가득 석양이었다.  멋졌다.




테라스식당 Terrace Restaurant 우미노호시 海の星 Etoile de la mer : 베네세 하우스에서는 식당이 두 곳이다.  숙소 '파크'와' 비치' 사이에 있는 양식당인 이 곳과 숙소 '뮤지엄'에 있는 일식당 이쎈 一扇이다.  예약을 해야하는데 아니면 차를 타고 마을로 나가야 한다.  저녁으로 코스요리인 '떼루아 Terroir'와 '데귀스타시온 Dégustation'을 맛보았다.  음료는 무알콜 맥주 기린프리 ノンアルコール飲料 キリンフリー.  무난했다. 

한 밤 저녁식사를 마치고 어둠과 그 어둠을 희롱하는 달빛과 반짝이는 바다 내음을 즐기며 밤드리 노닐었다.  달빛도 참 좋고 바다도 참 좋고 굳이 덧붙이자면 쿠사마 야요이 草間彌生의 노랑 호박이 덩그라니 어쩐지 똥덩어리(?) 같기도 한 유쾌한 밤이었다.  ^^;


    

베네세 하우스 미술관 : 사람없는, 한 밤 미술관 나들이라 좋았다.  호텔 투숙객은 언제든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데 특히 미술관이 문을 닫은 9시 이후에도 둘러볼 수 있어 좋다.  딱 그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