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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다보면

아일랜드 여행기(1997) - 지역별

3. 지역별 정리


발리모트(Ballymote):

템플하우스(Temple House)에서 쉬려고 왔다.  정원도 보고 숲 사이로 걷고 호수에서 배도 타면서 이 넓은 집을 만끽하려고만 했었다.  비록 병원 때문에 그러지 못했지만 이 자리를 빌려 특히 Mrs. Perceval 에게 감사의 말을 남기고 싶다.  도움이 컸다.  발리모트란 성이란 뜻으로(기억이 맞다면) 아주 작은 시골마을이다.  발리모트 성은 수리 중이고 수도원(Franciscan Abbey), 교회 등이 기차역에서 가깝다.  난 그저 조용한 마을 주변 시골길을 걸었는데 참 한가롭다.  관광안내사무소는 없다.  그밖에 좀 떨어져서 가까운 곳에 Keshcorran Hill 등이 있단다.
 
 
슬라이고(Sligo):

슬라이고에 간 것은 병원 때문으로 계획에 없던 반나절 나들이였다.  강을 따라 뜻 없이 걷기도 하고 거리를 따라 상점들도 둘러봤다.  들린 모든 교회에서는 종파를 초월해(로마 가톨릭, 그리스정교 등) 북한사람을 돕자는 포스터가 붙어있었다.  이곳에 위치한 한국기업(새한미디어) 탓에 그들의 인식이 새로워서이겠지만 난 감동했다.  10펜스를 내고 촛불을 켰다.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전부 같았다.  실제로 방송(RTE, BBC, SKY 등)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북한의 어려움을 알고 내게 묻는다.  궁색하게도 나 역시 북한을 이해할 수 없다는 말을 할뿐이다.  반면 한국인하면 남북한 중 어느 쪽 사람인지 다시 묻는다.  아일랜드에 올 수 있는 건 남한인 뿐이란 걸 그들은 모른다.  이렇게 한국에는 남북이 없다, 적어도 아일랜드에서는.  버스 및 기차역에서 남쪽으로 길을 따라 10분 정도 거리에 관광안내사무소가 있다.
 

캐릭온쉐논(Carrick-on-Shannon):

발리모트에서 가까운 마을로 보트타기와 낚시 장소로 알려졌다.  버스 정류장이 기차역보다 시내에서 가깝다.  역에서 다리를 건너 강변 관광안내사무소에서 지도를 구하면 채 둘러보기도 전에 마을이 손에 잡힌다.  길을 건너 바로 걸으면 시계탑이 보이고 그 양쪽 길이 이 마을 중심도로이자 전부로 왼쪽 길 끝에는 배들이 줄지어있다.  자전거를 탄다고 하면 모두 보일(Boyle)쪽 키 호수공원(Lough Key Forest Park)을 추천하기에 오히려 리이트림(Leitrim)시를 거쳐 쉐논언 수로(Shannon-Erne Waterway)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수로는 많은 호수와 강을 연결해서 북아일랜드 남쪽까지 길게 이어지는데 중간에 많은 다리와 수위를 조절하는 도크(Dock)가 있다.  보통 배 두 척 정도의 크기로 일단 배를 세우고 길을 건너 앞쪽에 있는 조절판을 조작해서 첫 번 수문을 연다.  배를 안쪽에 몰아 놓은 다음 첫 번 수문을 닫고 수위가 앞쪽과 같아질 때까지 물이 차도록 기다린다.  앞문을 열고, 나와는 바이바이, 독일인은 여행을 계속한다.  중간 중간에 관리인이 차로 다니며 살펴보기는 하지만 모든 것은 배를 빌린 여행자 몫이다.  내 눈에는 상당히 귀찮아 보였지만 사람들은 즐거워했다.  하긴 내가 탄 유람선보다야 훨 낫다.  이름을 잊어서 유감이지만 도중에 한 술집에서 샌드위치와 차로 점심을 했는데 이 사람이 그냥 가라고 해서 좀 당황했다.  귀를 의심했지만 마찬가지다.  그에게도 감사의 말을 남기고 싶다.  사실 그가 "여호와의 증인" 신자라는 것 외에는 아는 게 없다.  나는 대신 합장하며 머리 숙입니다.  숙소 B&B는 교회 뒤쪽 St Mary's Close에 몰려있고 호스텔은 시계탑 옆이다.
 

아슬론(Athlone):

아일랜드는 회색이란 생각을 남들도 할지 모르지만 아슬론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이 활기찬 거리가 짧다면 폐허 같은 더미구역이 또 멀지 않다.  그곳에 역시 세탁소가 있다.  강을 따라서 산책로가 길게 이어져 많은 이들이 걷고 낚시질하고 배를 탄다.  아슬론은 교통이 잘 발달한 비교적 큰 도시다.  역에 임시 여행안내소가 있고 아슬론 관광안내사무소는 아슬론성에 있다.  클론막노이즈행 교통편도 이곳에 있다.  버스 및 기차역에서 역을 보고 왼쪽 길을 똑바로 둥글게 걷다 은행이 보이고 오른편에 강과 다리가 있으면 시내중심거리다.  왼쪽으로 올라가면 패스트푸드점(Munchies), 대형슈퍼(Dunnes Store) 등이 있고 오른쪽으로 다리 건너 왼편에 아슬론성이 있다.
 

클론막노이즈(Clonmacnois):

방문을 권함.  입장료 2파운드 50.  풍광이 수려한 쉐논(Shannon)강변에 자리한 기독교 유적인 이곳은 지금은 묘비석과 돌벽만이 남았지만 중세시대 유럽을 대표하는 학문과 예술, 신앙의 중심지였다.  복제품으로 구성한 박물관이 있고 이곳 역사를 다룬 짧은 영화를 상영한다.  상점도 있음.  아슬론에서 가려면 대중교통편은 두 가지로 미니버스와 배다.  미니버스는 아슬론 성에서 매일 하루 두 번(오전 11:10, 오후 2:30) 출발하는데(도중 기차역에 들림) 소택지 관광(Clonmacnois & West Offaly Railway, 전화: 0905-74114)을 포함해 15파운드, 클론막노이즈만 6파운드.  사실상 유일한 교통편이다.  배(Viking Cruise)는 수요일과 목요일 오전 10시 출발, 클론막노이즈 구경 한 시간 포함 4시간 일정(Rossana Cruises, 전화: 0902 73383).  운임 9파운드.  시간이 맞으면 배편이 좋아 보이는데 미리 일정 및 예약 확인이 필요하다.
 

걸웨이(Galway):

걸웨이에는 관광객이 현지인보다 많은 게 아닐까 싶을 정도다.  대도시이자 서부지역 관광기지다운 모습이다.  역을 나서 왼쪽 공원(Kennedy Park)을 두른 도로가 시내중심 에이어 스퀘어(Eyre Square)로 연이은 빅토리아 거리(Victoria Pl)에 관광안내사무소가 있다.  무척 붐빈다.  시내버스가 편하나 자주 있지는 않고 시간표는 곳곳에 있어서 예를 들어 내 경우 병원안내에서 구했다.  일주일 패스 8파운드, 역에 문의.  옛날 느낌이 많이 남아서 좁은 골목들이 이어져 있다.  몇 갈래로 시내를 흐르는 강(River Corrib)을 따라 한적한 산책로 또한 여럿이다.  강 북쪽켠에 걸웨이 대학(University College Galway), 종합병원(University College Hospital)이 있다.  네 째 일요일이라(현지인 말에 따르자면) 마침 결혼식이 있었다.  "Do you take Susan to be your lawful wedded wife, to have and to hold from this day forward, for better for worse, for richer for poorer, in sickness and in health, to love and to cherish till death do you part(당신-스티브는 수잔을 아내로 맞아 앞으로 좋으나 나쁘나, 넉넉하거나 가난하거나, 아프거나 건강하거나 함께하며 죽음이 둘을 갈라놓을 때까지 아끼고 사랑하겠습니까)?", "I do(예)." 어쩌면 그리 똑 같을까.  걸웨이만부터 솔트힐(Salthill) 쪽으로 가면서 바닷가 공원이다.  교회(St Nicholas Collegiate Church)에 이름을 남겼다.  기도커녕 아마 내 이름을 읽기도 쉽지 않으리라.  이름은커녕 나도 없으리라.
 

이니쉬만(Inishmaan: 아란섬들 중 하나):

아란섬(Oileáin Árann/Aran Islands)은 크기순으로 이니쉬모어(Inis Mór/Inishmore), 이니쉬만(Inis Meáin/Inishmaan), 이니쉬어(Inis Oírr/Inisheer) 이렇게 모두 세 개의 섬으로 이루어졌다.  절벽, 돌담 같은 풍광과 함께 철기시대 유물과 고대 기독교 유적 그리고 아일랜드어 원형이 남아있는 곳으로 유명하며 실제 아일랜드어를 사용한다.  이니쉬모어는 길게 13km, 좁게는 3km 크기지만 다른 두 섬은 걸어서 둘러볼 만큼 작다.  이니쉬만은 그 중 가장 방문객이 적고 한적한 곳이다.  배에서 내리면 섬 오른편에 스웨터 공장, 기념품 판매 및 관광안내사무소가 있고, 왼편 오르막길을 따라 교회, 상점, 식당, B&B 등이 있다.  사람들이 다 왼쪽 길을 오르기에 혼자서 오른편으로 돌았다.  공장에서 옷도 사고 관광안내사무소에도 들리려는 생각이었지만 다 문 닫았다.  나중에 보니 사람들이 모두 쇼핑백을 들고(!) 배를 탄다.  덕분에 아무도 없는 한가함을 즐겼다.  일반적인 관광은 왼편 길을 올라서 표시 따라 섬 끝 절벽 싱의 의자(Synge's chair, J.M.Synge: 작가)까지 이어진다.  꼭대기에 유적(Dun Chonchuir)도 있다.  섬 중심을 헤쳐 또 왼편 한가한 길로 내걸으면 절벽에 늘상 앉아 의자만 남긴 작가만큼이나 오히려 쓸쓸하다.  비가 세차다.  교회 안도 어둑하다.  사람들 걱정을 뒤로하고 배가 떠서 다행이다.  걸웨이에서 아란 섬까지 배편을 운행하는 회사는 걸웨이 항에서 출항하는 오브라이언사(O'Brien Shipping, 전화:091 567283/567676)와 로자빌(Rossaveal)에서 출항하는 아일랜드페리사(Island Ferries, 전화:091 568903/561767)가 있고 로자빌까지는 버스를 탄다.  전자는 아란섬 셋을 모두 거치느라 섬에 머무는 시간이 짧은 반면 후자는 각 섬별로 직항한다.  섬에서 가장 가까운 곳인 걸웨이 남쪽 클래어(Clare), 소위 부렌(Burren)지방 둘린(Doolin)에서도 배편이 있다.  이밖에 항공편도 있다.  걸웨이에서 로자빌까지 한 시간, 로자빌에서 이니쉬만까지 한 시간 정도 걸린다.
 

워터포드(Waterford):

버스/기차역에 내려 다리를 지나 왼쪽으로 걸으면 길 건너에 관광안내사무소가 있다.  역에서는 다양한 버스 시간표를 구할 수 있다.  병원과 비 때문에 시내를 둘러보지는 못했다.  주변 주택가는 쾌적했다.  패세지이스트(Passage East)는 조그만 항구로 자동차를 나르는 배가 있어서 웩스포드(Wexford)로 이어준다.  맞은 편 언덕을 오르면 주변이 한 눈에 들어온다.  우체국과 관광안내사무소가 있다.  버스편이 드문데 동네사람들은 오히려 히치하이크(Hitch Hike)를 권한다.  사실 이곳에 갈 때도 차를 얻어 탔다.  보통은 하루 두 번(아침 8시, 12시), 여름이라서 그런지 세 번째인 5시 버스가 있어서 타고 숙소에 돌아왔다.  늘 그렇듯 도중에 말만하면 세워준다.  아일랜드 사람 마음 씀이 똑 한국 옛날 혹은 시골 같다.
 

뉴로스(New Ross):

뉴로스에는 이니쉬티그행 버스를 타려고 잠시 들렸다.  버스정류장 조금 지나 관광안내사무소가 있고 버스표는 보통 펍(Mariners inn bar food)에서 산다.  기름탱크들이 줄지어있고 근교 케네디공원(John F. Kennedy Park: 미국 케네디대통령 할아버지 고향이 근처)을 관광지로 꼽지만 무의미해 보인다.  삶이란 그 모습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면 관광지 아닌 곳이 없고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다.  외로운 곳이란...  뉴로스와 킬케니(Kilkenny) 사이 왕복버스는 중간에 이니쉬티그, 토마스타운(Thomastown), 바넷브리지(Bannettsbridge) 등을 거친다.  뉴로스에서 버스는 (Abbey tours, 운전사: Jim Phelau, 전화:051-421818) 하루 두 번(오전 7시 반, 오후 1시 45분) 있다.  참고로 토마스타운에서는 정오, 오후 6시 40분에 이니쉬티그행 버스가 들린다.  혹 운전사 할아버지를 만나면 반갑게 인사합시다.
>>> 자연이란 말은 그저 비슷하게만 걸쳐도 골치가 아프다.  더 이상 그분은 그곳에 계시지 않겠네...
 

이니쉬티그(Inistioge):

돌다리를 건너면 조그만 광장에 상점 2개, 펍 3개인 작은 마을이다.  마을 어귀 골동품상 맞은편 식당(Rose Restaurant: 기억이 맞다면)에서 지도를 구할 수 있다.  오래된 교회(St. Mary's Church)도 있지만 우드스탁 공원(Woodstock Arboretum)이 대표적이다.  그렇게 내가 아는 우드스탁은 미국이 아닌 아일랜드에 있다.  본래 개인 장원으로 아름다운 이전 모습을 담은 사진집(Kilkenny City & Country, Compiled by Seamms Costello, Michael O'Dwyer, Kieran White, Kilkenny:College Books, 1995)에 따르면 1740년대 포운즈(Fownes)일가가 지어서 결혼으로 타이(Tighe)일가에게 넘어갔다가 영국군에 의해 약탈당한 후 1922년 방화로 폐허가 되었단다.  마을 언덕을 오르면 시작하는 이곳은 1970년대 초 보이스카우트 캠프가 열리기도 했는데 폐허들 사이로 다양하고 거대한 나무를 만날 수 있어서 가령 천년을 기다릴 세콰이어 (Sequoia Californian Redwood)도 있다.  월요일 아침이라 그랬는지 사람 하나 없고, 빛조차 잃어버려 깜깜한 주목길(Yew Walk)을 걷노라면 소름이 돋는다.  사람이 무섭지 나무가 무서울까.  크게 돌아 강을 따라 걸으면 이끼 낀 나무가 넘어져 있고 박쥐도 있고 길은 마을로 이어진다.  가볼만하다.  소위 사우스 리인스터 길(South Leinster Way)이라고 킬다빈(Kildavin)에서 시작해 보리스(Borris), 그렉나마나 (Graiguenamanagh), 이니쉬티그, 물리나바트(Mullinavat), 캐릭온수어(Carrick-on-Suir)까지 5일정도 걸리는 장거리 도보여행 코스란다.
>>> 영화 “아일랜드 연풍 Widow's Peak”을 통해 조금은 마을 풍경을 볼 수 있지만 지금으로선 오래전이라 구할 수나 있을는지...  한국 출시 비디오 제목이 엉뚱하다.  영화 "단짝 친구들 Circle of Friends" 추가.
 

킬케니(Kilkenny):

가장 매력적인 중세도시란 말이 전부는 아니다.  지역 중심도시로 현대적 편의까지 갖추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거대한 도시는 결코 아니다.  성 앞 하이 거리(High St)를 중심으로 길을 이어 도시 중심지며 주요 관광유적 역시 이 지역에 많다.  일단 킬케니 성은 (말로만 듣던 다른 곳에 비해) 아담하고 예쁘다.  성 안 입장료는 3파운드로 가방을 맡기고 모여 먼저 짧을 영화를 보고 안내에 따라 방들을 돈다.  롱 갤러리(Long Gallery)나 푸른 방 등이 인상적이다.  그 외 부분과 성 밖 정원은 무료로 꽤 넓다.  현대예술을 위한 화랑(Butler Art Gallery)도 아담하고 현대 조형물과 구석에 숨은 연못도 좋다.  성 캐니스 성당(St Canice's Cathedral)은 낙서 등으로 출입을 제한했지만 검은 성당(Black Abbey) 또한 아름답다.  그러고 보니 숙소가 시내에서 떨어진 덕에 존 다리(John's Bridge)외에 그린 다리(Green's Bridge)까지 건너면서 공원, 도서관, 수영장, 군부대, 더욱이 그레이하운드 경기장, 킬케니대(Kilkenny College), 키어란대(St. Kieran's College)까지 다녔다.  버스/기차역은 시 북동쪽으로 하이거리까지 15분은 걷고 다리건너 로즈인거리(Rose Inn St)에 관광안내사무소가 있다.  중세도시답게 골목도 많다.  성 건너편 킬케니 디자인 센터 물건은 좋으나 값이 높은 편. 하이거리 블라니 울른 밀즈(Blarney Woollen Mills)는 매우 크고 더블린이나 코크(Cork)에도 있으며 인터넷 접근 가능.  참고로 던즈 스토어는 키어란거리(St Kierans St: 키어란대와 전혀 동떨어진 시내중심), 쇼핑센터는 하이거리에 있다.  던모어 동굴(Dunmore Cave)에 가려면 캐슬코머(castlecomer)행 버스를 타고 중간에 내린다.  중심도로(N78)에서 다시 1km 쯤 걸으면 입구다.  올 때는 다시 중심도로까지 나와서 버스를 탄다. 버스는 킬케니 성 앞 도로인 퍼래이드(The Parade: 시외 및 시내관광 버스가 정차)에서 8:30, 10, 12:30, 18:15에 있고 동굴에선 9:45, 12:15, 16:15, 14:40(토요일만)에 지난다.  여러 버스가 있고 따로 표시가 없으므로 운전사에게 물어서 타고 목적지를 말한다.  예를 들어 동굴에 가겠다고 내린 사람은 나 혼자였다.  교통이 불편하다.  한 시에나 출발했어도 동굴을 구경하고 4시까지는 한참이다.  길이 좁아 히치하이킹도 쉽지 않다.  물론 벤츠를 얻어 탔다, 잡는데 20분 걸림.  동굴이 엄청나지도 않다.  캐슬코머에나 갈 걸 싶었다.
 

더블린(Dublin):

다른 곳보다 오래 있었으니 내 얘기도 많을 듯 하지만 한편 수도란 늘상 얘기가 흔해서 아일랜드 어느 곳보다도 더블린에 관한 정보를 쉽게 또 많이 구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그런 면에서 이 글 안에도 이곳저곳 묻어있는 더블린 이상 무엇이 있지도 않다.  더블린이 다른 아일랜드 지역과 다른 점이 있다면 전 세계 어디나 공통적인 대도시가 갖춘 구색 같은 것이다.  많은 사람, 빗겨선 얼굴, 우울한 공포.  기대와는 다르게 우중충한 회색빛이 아일랜드에서는 참 그럴 듯하다.  특히 더블린이 그렇다.  더블린에도 서울 같은 의미에서 강남과 강북이 있을까.  차를 타고 남북으로 다녀보면 볼스브리지(Ballsbridge)같이 대사관과 외교관 저택이 모여 있는 곳도 그렇지만 그림이 좀 다르다.  확실히 더블린은 아일랜드 내 다른 지역보다 구걸하거나 술 혹은 약물에 취한 사람이 많다.  한국처럼 종교적인 신념에 사로잡힌 사람도 많다.  대부분 위협적이지 않다.  밤에 오코넬거리 주변이 불안하다는데 어쨌거나 내내 걸어 다닌 내가 보는 견지에서 더블린시내 치안문제는, 물론 유비무환이지만,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  시내중심 템플바(Temple Bar)같은 곳은 옛 모습이 많은 거리다.  더블린 시내거리는 골목이 많고 복잡해서 거리어디인지 잊었지만 태권도장도 있다.  그래서 보통 더블린 체류일정 대부분을 시내중심에서 보내겠지만 거리 구석구석을 설명하기 힘들다.  시내버스 출발터미널은 대개 오코넬 다리 인근에 많다.  더블린버스사무소에서 더블린버스 노선 및 터미널안내 지도를 구할 수 있다.  아주 정확한 것만은 아니어서 가령 27B가 출발하는 베레스포드(Beresford Place) 터미널 T7(지도상 그렇다는 거지 이렇게 물으면 일반인은 아무도 모름)은 시외버스터미널(Busaras) 맞은편이 아니라 강 변 이든키이(Eden Quay) 옆쪽이다.  바로 근처지만 여행자라면 쉽지만도 않다.  시내버스는 가능하면 터미널에서 타는 게 좋은데 왜냐하면 시간표가 반드시 정확한 건 아니고 정류장을 지나치기도 하기 때문이다.  일단 문 닫고 떠난 버스는 대개 다시 승객을 태우지 않는다.  참, 정류장표시는 있어도 아무 것도 써있지 않다면 버스가 서지 않는, 없어진 정류장이므로 주의해야한다.  서울 지하철 격인 다트(DART)는 자주 있지만 역 수가 적고 해안을 따라 시외곽과 시중심을 잇는 역할이 주다.  시내중심거리는 걸어 다니는 게 가장 좋다.  처음엔 서포크거리 (Suffolk St)에 있는 더블린 관광안내사무소를 찾기 어려울지도 모르므로 더블린공항 관광안내사무소를 들리면 좋다.  코놀리역은 다트(DART)개찰구가 따로 있지만 중앙개찰구를 이용해도 된다.  플랫폼이 여럿이지만 안내만 잘 따르면 된다.  내가 다닌 곳 중 국립박물관이나 미술관 등 다른 곳은 찾기도 쉽고 안내도 많지만 단지 체스터도서관이 좀 떨어졌는데 엄청난 규모는 아니라도 볼만하긴 하다.  주로 일본, 중국, 이집트, 이슬람 유물이다.  설립자인 Alfred Chester Beatty경은 내 소견으론 문화적 안목보다는 예리한 상품구매자적인 심미안쪽 같다.  그의 최초 수집품은 화려하고 장식성 강한 예쁜 병(Chinese Sniff Bottle: 담배를 담아 냄새를 즐김)이다.  누가 또 가서 우리나라 무구정광다라니가 세계최초 목판인쇄물이라고 한 마디 더하면 좋겠다.  아무래도 개운치 않다.  더블린 역시 전 인구의 4분지 1일 거주해서 그런지, 수도라서 그런지 다른 어느 곳보다 교통편이 편하다.  더블린 시내는 물론 이곳을 중심으로 주변관광이 수월하다.  단지 차편이 자주 있는 게 아니어서 시간표에 유의해야하며 따라서 욕심대로 일정을 짤 수 없을지 모르겠다.  아일랜드 주재 한국 대사관 주소는 20 Clyde Road, Ballsbridge, Dublin 4 이며 전화는 01 660 8800/668 2109 이다.  지도를 보니 열차(DART)로는 랜즈도운(Lansdowne Road)역이 가깝고 버스는 5, 7, 7A, 8, 10번이 주변(Pembroke Rd)에 선다.  아일랜드에서 신문 1부는 85펜스고 레코드 가게로는 타워레코드점이 시내 위클로우거리(Wicklow St.)에 있다.
>>> 아!  무구정광대다리니...
 

브래이(Bray), 달키(Dalkey), 킬라이니(Killiney):

브래이는 꽤 크고 쾌적한 도시다.  역 뒤로 좀 떨어져 길게 해변이 있고 앞으로는 걸어서 한 20분 거리, 다리 옆에 관광안내사무소가 있다.  마침 일요일이라 사무소는 문을 닫고 교회는 사람들 차지다.  달키의 거리이름이 소렌토(Sorento)다.  달키섬에서 보면 사진 속 나폴리를 닮은 듯도 싶다.  언제 말랐는지 희망처럼 건조한 우물 꼭대기에 오르면 사방으로 시원한 바람이다.  정말 바람 같은 기억만이 남았다.  킬라이니역에서 공원(Killiney Hill)에 오르는 길 따라 울창한 나무들 틈으로 삐쭉이 저택들을 곁눈질 한다.  위에서 바라보니 만의 경치는 참 상쾌하다.  고깔 지붕을 한 각진 구조물을 믿어보지만 과연 나를 알아볼지 모르겠다.
 

셀브리지(Celbridge):

역(Hazelhatch & Celbridge Station)에서 시내까지 무료버스가 다니는데 열차시간에 대충 맞춰서 다니므로 미리 운전사에게 문의하는 게 좋다.  마을은 정말 작아서 요점은 캐슬타운 하우스(Castletown House)와 성당(Celbridge Abbey)이다.  말하면 운전사가 캐슬타운 하우스 정문에 내려준다.  현재 내부수리 중이지만 1킬로미터쯤 되어 보이는 가로수길이 정말 조용하다.
 

발브리간(Balbriggan):

역 밑 지하도를 지나 바로 해변이고 항구다.  역 앞길로 중심가에서 왼쪽으로 걸어 10분 안에 관광안내사무소가 있고, 오른쪽으로 걸으면 학교를 지나 다시 오른쪽 길이 해변 타워에 닿는다.  잔디 구장에 올라 절벽 끝에도 서보고 다시 내려와 해변 바위에도 올라보고 무너진 집과 타워를 지나 아이들이 흥겨운 모래밭을 지나 항구에는 배들이 나고 들면서 새들을 몰고 다닌다.  여느 마을처럼 걸음에 줄어드는 듯싶다.
 

호트(Howth):

호트 역시 브래이 못지않게 크다.  역 왼편으로 항구와 섬이 있고 나머지 부분은 언덕 뒤로 가려있다.
 

메이누드(Maynooth):

기차는 내내 운하(Royal Canal: 양쪽에서 말이 끄는 배가 다니는 방식이라 일반적으로 운하가 좁다)를 따라 달린다.  역을 나서면 운하 공원이고 이를 건너는 철제다리다.  마을은 메이누드 대학(Maynooth College)과 칼톤 하우스(Carton House) 자체 다.  시작부터 마을길을 칼톤하우스를 위한 가로수 길로 설계했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칼톤하우스에 들어갈 수는 없다.  우체부 말이 정원을 둘러보는 것조차 안 된단다.  메이누드대는 방문자 센터를 운영한다.  대학 입구 성터(Maynooth Castle), 대학 건물들, 교회, 정원 등을 둘러본다.  우연히 바하 악보든 사람을 놓치지 않은 덕으로 교회 파이프오르간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너무나 오랜만이라 영 일어나고 싶지 않다.  한 순간에 메이누드가 남다르다.  메이누드 대학 내에서 마땅히 사먹을 곳이 없다.  있어도 닫기 일쑤인 듯.  원한다면 미리 준비하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