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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다보면

아일랜드 여행기(1997) - 날짜별

찾아서 잡아 놓으니 속 썩인다.  ㅡㅡ;;
에라, 기왕 내놓은 거, 마저 챙기기로 했다. 
그러고 보니까 괜찮다.  덕분이다.   

세월이 세월인 만큼 뭔가 정보를 원하는 분이 읽는다면야 괜한 짓이겠고, 그런 분이 있으실까 싶다, 해서 그 중 여행기만 간추린다.  말로는 정보 전달을 위해서라고 했지만 하는 말이고 사실 여행기 쓰는 건 그저 자신을 위해서일 뿐이다.  소용없는 참고자료까지 그대로 둔 것 역시 그래서다.  입속에서 사각대는 글은 글대로 부러 이리 벼렸겠구나 싶어 그런 시절이 있었는지 내심 새삼스럽다.  겨우 10년이다. 


 
아일랜드 여행기(1997년)

              1. 머리글
              2. 날짜별 여행일정 정리
              3. 지역별 정리
              4. 항목별 정리
              5. 참고자료
 
 
 
1. 머리글


아일랜드어 로마자 표기는 언어 특성상 현재도 몇 가지 철자가 공존하며 따라서 철자가 다르더라도 같은 이름일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인용한 전화번호 앞자리는 국번이 아니라 지역번호이며 지방은 전화번호가 보통 대여섯 자리입니다.  모든 사항은 기억과 메모에 의존한 것으로 잘못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 직접 이름(인명, 회사명, 상품명 등)을 인용한 것은 구체적인 내용을 담아 생생하고 상세한 정보를 전달하려는 의도 외에 어떠한 상업적인 목적도 없음(!)을 밝히며 아무쪼록 널리 이해를 구합니다. 


 
2. 날짜별 여행일정 정리(1997.8.16 - 9.13)


8/16(토요일)

아시아나로 동경까지 비행시간은 2시간정도.  아시아나 업무제휴사인 전일본항공(ANA) 직원 안내로 입국심사대에서 72시간 체류비자를 받고 짐을 찾아 왕복버스를 이용해 호텔 도착.  나리타공항 제2터미널에서 VISA/MASTER용 ATM은 위 층 구석에 돌아 놓여있어 찾기가 쉽지 않다.  직불카드(saving card) 최하 현금인출액은 만 엔이며 은행창구에서 천 엔짜리로 바꿀 수 있다.  통과객도 일단 입국수속 후 출국시에는 시설이용료(2040엔)를 내야한다.  자동판매기도 있다.  호텔왕복버스로 나리타역(成田驛)에 내려 成田山(Narita San)공원과 新勝寺(Shinshoji Temple)등을 둘러보고 저녁과 군것질을 했다.  참고로 成田驛이 둘이라, JR Narita역과 京成成田(Keisei Narita)역, 구별을 요한다.

 
8/17(일요일)

런던행 버진항공(Virgin Atlantic)은 나리타공항 제1터미널에서 떠난다.  비행시간은 11시간여.  짐은 더블린(Dublin)으로 바로 부치며 런던-더블린간 비행시간은 한 시간 안.  연결편 브리티쉬 미들랜드(British Midland)도 나쁘지 않다.  런던 히드로공항 내 의무실 의사 권유로 근처 애쉬포드병원(Ashford Hospital) 응급실(A&E Dept)을 찾아감.  택시비 왕복 18파운드(British Pound).  비상용 영국화폐 사용.  의사 소견서 때문에 추가 비용 없이 다음 항공편을 이용해 자정 가까이 더블린 도착.  공항 ATM(Bank of Ireland의 PASSpoint)에서 신용카드로 현금인출 후 시내버스(Dublin Bus)로 숙소(Parknasilla) 도착.  보통 정류장 안내를 않지만 운전사에게 부탁하면 방송으로 내릴 곳을 알려준다.  길은 같은 이름에 Road, Avenue, Drive, Crescent, Grove, Park, Villas 등을 붙이는데 보통은 인접지역이지만 때로는 동떨어진 곳일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함.  드럼콘드라(Drumcondra)지역은 공항에서 20분, 시내에서 10분 정도 거리다.  첫 날 숙박비 18파운드(Irish Pound, 이하 아일랜드 화폐).  버스비 60펜스 쯤.
 

8/18(월요일)

9시 반에 숙소를 나서 오코넬거리(O'Connell St)에 내림.  버스비 1파운드.  직불카드를 쓴 첫 번째 현금인출시도 실패.  나중에 보니 수수료만 나감.  오작동의 대가를 이용자가 지불한 셈이다.  코놀리(Connoly)역 앞 ATM(AIB의 Bankline)에서 현금인출.  역 유인 수화물보관소에 짐을 맡기고 표를 받음(작은 가방 1파운드).  참고로 휴스턴(Heuston)역에는 동전로커가 있다.  피어스(Pearse)역에 내려서 배곳거리(Baggot St) 다리 옆 관광안내사무소에 감.  20분거리로 서포크거리(Suffolk St)에 있는 것 보다 규모가 작고 한가함.  참고로 오코넬거리 관광안내사무소는 없어짐.  걸웨이(Galway) 숙소예약과 아란섬(Oileán Árainn / Aran Islands)행 배편을 알아봄.  13시 25분 기차를 타고 16시 19분에 발리모트(Ballymote)에 내려 마중 나온 택시를 타고 템플하우스(Temple House) 도착.  택시비 5파운드.  점심은 열차판매원에게 빵과 차를 사먹음(식당칸이 있거나 혹은 이렇게 판매원이 객차를 돔).  돌담장으로 둘러싸인 정원과 숲과 호수를 둘러본 후 저녁식사.  숙박비 40파운드.  저녁 18파운드(공통).  백포도주 한 잔 1.50파운드.  템플하우스는 글쎄, 외진지역(따라서 성이나 대저택은 대부분 렌트카를 필요로 함)이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숙박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본다.

 
8/19(화요일)

아침 식사 후 퍼시발(Perceval) 부인이 모는 자동차를 타고 슬라이고 종합병원(Sligo general hospital)에 감.  많이 기다리는 건 여느 곳과 같지만 차와 다과를 제공하는 병원이 한국에도 있을지 모르겠다.  아침 11시에 가서 2시 반에 진료를 마침.  진료비 36파운드.   신용카드결제.  상점에서 빵과 우유를 사먹으며 역에서 발리모트까지 열차편을 알아보고(많은 역에서 출발시간까지 역무원을 볼 수 없다.  예약은 거의 필요 없음) 우체국에서 엽서를 부침(한국까지 장당 38펜스).  교회, 시내 상점, 관광안내사무소를 지나서 강을 따라 걸었다.  막대를 강 가운데로 던지면 까만 개가 헤엄쳐서 물어온다.  발리모트까지 운임은 4.50파운드.  다시 택시 5파운드.  운전사 할아버지가 흥분하며 내 진료비가 아일랜드인 진료비(보험카드가 없을 때)의 3배란 건 부당하단다.  아일랜드인이 참 괜찮다(?).  같은 투숙객인 의사부인 말에 따르면 벽에 붙은 까만 저것이 박쥐란다.  토탄(Turf)이 타는 벽난로 앞에 앉아 전등을 끄고 퍼시발씨가 돌린 독주를 홀짝이면서 긴 얘기를 듣는다.  그들 조상이 노르만계라는데서 시작해 누이들 얘기 그리고 발리모트의 의미까지 듣다가 나만 잠자리에 들었다.
>>> 우리나라도 일반진료비는 보험진료비의 세 배가 넘는다.


8/20(수요일)

11시쯤 숙소를 나서 퍼시발 부인 안내로 주유소에 짐을 맡기고 정작 발리모트를 돌아봄.  작은 마을이다.  주점(Pub)에서 샌드위치와 차로 점심을 대신함.  남자화장실 Gent(Gentlemen의 약자).  1시 46분 열차로 캐릭온쉐논(Carrick-on-Shannon: 간단히 캐릭이라고도 함)에 2시 17분 도착.  역은 시내에서 좀 떨어져 있다.  숙소(Ard-na-Greine)에 짐 풀고(숙박비 16파운드) 시내를 한 바퀴 둘러본 다음 다리 밑 관광안내사무소 옆에서 유람선 문리버(Moon River)를 탔는데 권하고 싶지 않다.  몹시 지루함.  운임 5파운드, 한 시간 반쯤.  템플하우스 투숙객에게 인사를 잊었다.
>>> 사전에 따르면 <the gents>라 쓰는 게 맞다.  오해마시길... 
 

8/21(목요일)

ATM에서 돈을 뽑고 전날 알아본 대로 지라프티(Geraghty's)에서 자전거 대여.  하루 8파운드, 자전거를 반환할 때 돌려받는 자물쇠 보증금 12파운드.  쉐논언수로(Shannon-Erne Waterway)쪽을 다녀옴.  점심을 사먹자니 주점 주인이 무료(!)라 하고, 저녁은 세인트 마리너즈 리치(St Mariner's Reach)에서 Bar's choice로, 10파운드.  코스 차림이 적절함.  모퉁이 배들도 사람들도 개들까지 석양에 물들다.
 

8/22(금요일)

버스출발시간은 12시 37분이지만 도로사정(!)으로 한 시 반에야 도착해서 결국 아슬론(Athlone)에는 3시(예정은 2시)에나 내릴 수 있었다.  독일친구 말이 이곳 버스가 늘 그렇단다.  운임 8파운드 50.  이 나라는 뭘 물으면 그냥 차를 태워주니 편하게 숙소(Auburn: Auburn Hotel(!) 아님) 도착.  시내중심에서 도보 30분 거리로 권하고 싶지 않지만 방이 넓다.  하루 16파운드.  관광안내사무소는 아슬론 성에 있고 역에 임시 안내가 있다.  (개를 데리고 산책하는) 여자가 알려준 패스트푸드점 먼치스(Munchies: 맥도날드 같은 곳, 전국 곳곳에 있음)에서 1파운드 55짜리 햄버거를 먹고 던스토어(Dunnes Stores: 이마트 같은 체인 형태의 대형슈퍼, 옷에서 식료품까지 다양함)에서 구경 겸 과일 등 사먹음, 85펜스.  회원카드를 만들까나...
 

8/23(토요일)

그동안의 수 없는 통화에도 예약 실패.  관광안내사무소에서도 한참을 찾아 더블린 공항 가까운 샌트리(Santry)에 숙소 정함.  여직원 Marie McCommick의 목소리.  클론막노이즈(Clonmacnoise), 쉐논브리지(Shannonbridge), 소택지(Blackwater Bog) 관광.  미니버스는 먼저 소택지에 그리고 쉐논브리지를 거쳐 클론막노이즈행이다.  토탄이 어떻게 생기는지, 발전은 어떻게 하는지 등등을 기차로 돌아보고 내려서 만져보고 하는 일정이 따분하다.  쉐논 다리도 볼거리지만 클론막노이즈는 꼭 권하고 싶다.  기독교 유적인 이곳은 역사적 중요성 뿐만 아니라 강변에 자리한 경치가 매우 빼어나다.  미니버스 15파운드(입장료, 열차비 등 포함), 클론막노이즈만은 6파운드.  아일랜드에서 빨래 말리는 방법은 건조기 뿐, 단 난방기(radiator)도 좋음.  양말 세 켤레, 2파운드 99.  오늘은 강 서쪽 지역을 보았다.  할렘같이 스산한 분위기.  그런 게 있긴 한 건지.  저녁은 Conlons Pub & Restaurant 에서.  푸짐하고 좋다.  터치스크린에 컴퓨터라 영수증 없음(?).  이층은 소리가 울려서 좀 시끄럽다.
 

8/24(일요일)

걸웨이행 버스 출발시간은 11시 10분이지만 정확히 15분전에 출발.  역에 앉았다가 안내방송을 듣고 급히 탔다.  버스비 7파운드.  아일랜드에서 버스타기는 주의 요망.  아슬론에서 걸웨이까지는 한 시간 반 정도.  부탁대로 운전사가 시 외곽 갈비아(Galvia)병원 앞에 내려줘서 길 건너 숙소(Santa Maria)에 도착.  숙박비 16파운드.  병원(University College Hospital Galway)까지 5번 버스 이용.  매시간 운행, 70펜스.  시내까지 10분 안쪽.  걸웨이 대학(UCG:University College Galway), 성당(Galway Cathedral), 교회(St Nicholas Collegiate Church: 1파운드) 등 호젓한 콜리브(Corrib) 강변과 좁은 골목을 따라 상점, 화랑, 레코드점을 구경.  걸웨이쯤 오니 맥도날드가 많다.  야채 스페셜(Vegetarian special)로 1.50파운드.  관광안내사무소에서 아란섬행 배편을 확인.  결혼식...
 

8/25(월요일)

병원 진료, 72파운드.  항의해보지만 슬라이고 병원은 어떤지 몰라도 여기는 그렇다니 아일랜드 의료체계에 무지한 죄(?)로 무조건 신용카드 결제.  아마도 이유가 있겠지.  병원 카페에서 머핀(Muffin), 차, 바나나로 간단한 점심, 1파운드쯤.  약은 길 건너 약국에서 4파운드 76.  병원에만 오면 최소한 반나절이 지나감.  걸웨이만에서 오랜 바다를 본다.  바다도, 연이은 하늘도 따라 참 다르다.  무더기(!)에서 색이 벗고, 보는 양 한가하다.  로자빌(Rossaveal)에서 바로 이니쉬만(Inis Meáin/Inishmaan)을 잇는 배편을 예약, 19파운드(로자빌까지 버스비 포함, 버스표는 따로 구입).  이니쉬만 직행, 섬에 머무는 시간, 배멀미 등을 따져 선택함.  저녁은 드럼(Drum)에서 Bar's special로 9파운드쯤.
 

8/26(화요일)    

3개의 아란 섬 중 사이에 누운 이니쉬만 행.  걸웨이 관광안내사무소가 워낙 붐벼서 이니쉬만 정보를 잊었지만 현지 안내사무소를 기대했는데 정작 문 닫음.  저리로 헤맨 탓에 빼곡한 관광지 너머 황량함까지 부족한 듯 사진 찍었다.  아마도 삶에 다시는 이곳이 없으리라.  세상이 다 그렇다.  화창하던 날씨가 오후 들어 바람이 세고 비가 퍼붓는다.  아일랜드 날씨는 도무지 모른다.  저녁은 Drum에서 스테이크로, 8파운드 50.  생수와 사과 둘, 1파운드 60.

 
8/27(수요일)

아침 일찍 갈비아 병원 옆 슈퍼(Spar) 앞 ATM에서 현금인출.  일반적으로 리머릭(Limerick)에서 갈아타지만 여름동안 워터포드(Waterford)행 직행버스가 있어서 탑승(13파운드).  시간표 상 30분 정도 빠르고 길이 다름(Galway - Loughres - Nenagh - Thurles - Kilkenny - Waterford).  8시 40분 출발이나 9시쯤 떠나서 1시 10분 도착.  다리 건너 관광안내사무소에서 정보를 얻고 택시를 불러 숙소(Blenheim House) 도착.  운임 5파운드, 숙박비 18파운드.  브렌하임 하우스는 시내에서 제법 멀고(4km) 시내버스가 닿지 않아 렌트카나 택시를 이용할 계획이 아니면 권하기 어렵지만 지나치기엔 아쉽다.  가격도 적절하고 주변 분위기도 좋고 개인적으로 마음에 든다.  점심은 닭과 샐러드로 7파운드 45.  양이 엄청나 싸가지고 와 저녁까지.  주스 65펜스.
 

8/28(목요일)

비가 무지 온다.  무릅쓰고 돌아다니기도 귀찮은 일.  하루 종일 책을 읽었다.
 

8/29(금요일)

다행히 랜드로버에 틈이 생겨서 부탁한대로 피츠모리스(Fitzmaurice) 부인이 몰아 워터포드 종합병원(Waterford Regional Hospital)에 갔다.  걸웨이 의사 소견서로 진료비 무료.  속이 안 좋아 일반의(GP)를 만나 약을 사먹음.  진료비 18파운드, 약 9파운드 45.  간단한 약은 약국에서 그냥 살 수 있다.  역시 영수증을 잊지 맙시다.  닭과 칩으로 점심, 3파운드 45.  식당 지나 스포츠센터를 둘러보는데 회원제라 안타깝다.  하긴 눈병에 무슨 수영이람.  그냥 바다를 향해 걷자니 차가 선다.  홍콩을 쳐드는 인간 덕에 패세지이스트(Passage East)에 편히 도착.  관광안내사무소 권유로 언덕을 오르니 경치가 탁 트인다.  목적지가 코크(Cork)라는 영국인 자전거 여행자 둘이 한국에도 외국 관광객이 많냐고 묻는다.  황당한 나.  시외버스(Suirway) 운전사가 숙소 앞에 내려줌(워터포드 - 패세지이스트간 버스가 브렌하임하우스까지 유일한 대중 교통편으로 정류장이 아니라, 말해서 중간에 내림.  사실 운전사가 잘 모름), 1파운드 50.  빵, 요구르트, 과일, 주스 등 2파운드 35.
 

8/30(토요일)

워터포드역까지 택시비 5파운드.  이니쉬티그(Inistioge)행 버스를 타려고 뉴로스(New Ross)로 출발.  여름이라 12시 차가 있다. 20분 거리로 3파운드 50.  뉴로스 - 킬케니(Kilkenny)간 오후 1시 45분 발 빨간 버스를 두 시 넘어 탑승, 1파운드.  관광안내사무소는 버스 정류장 조금 밑이다.  점심 먹고(2파운드) 잠깐 시내구경.  사고로 길을 돌아 어떤지는 모르지만 이니쉬티그에 다가갈수록 경치가 좋다.  숙소(Nore Valley Villa) 주인이 장례식에 가느라 집을 비워 내내 서성임.  이런 경우는 이 집이 유일함.  미리 전화할 것을 권하고 싶다.  싱글 추가요금을 더해 숙박비 19파운드.  시내광장에서 좀 멀고, 특히 길 곁이라 밤 새 자동차 소음이 심해 피곤함.  이곳은 피하도록.  저녁은 로즈(Rose)식당에서 닭 가슴살 요리, 7파운드 95.  관광안내사무소 대신으로 각종 인쇄물을 구할 수 있으며, 음식은 좋으나 조금 비싼 편.
 

8/31(일요일)

비가 엄청나게 온다.  전과 달리 언짢다.  난 우연히 이니쉬티그에 온 게 아니다.  아침부터 종일 TV는 영국 다이애나 비 사망소식이다.  한국으로 전화하는데 실패.  데이콤 번호가 바쁘긴 하지만 아예 안 되기는 처음이다.  점심 3파운드 50, 저녁은 로즈 식당에서 양고기(Lamb Chops)로 7파운드 95.
 

9/1(월요일)

초등학교 개학날.  아이와 어른들로 북적인다.  내게는 유일한 시간.  서둘러 우드스탁(Woodstock) 공원으로 향함.  마을 가운데 언덕을 올라 10분쯤 걸으면 예전 대저택 정문에 들어선다.  길이 끝나도록 사람 하나 없다.  신전 닮은 계단을 오르면 폐허로 남은 풀밭과 벽.  기괴한 거목들 뒤 돌벽이 둘러싼 정원에 그 밖으로 연이어 해를 가린 깜깜하고 빼곡한 나무 길이다.  길은 숲속으로만 간다.  강(Nore)쪽으로 크게 돌아 잊을만하게 강과 만난다.  검은 강을 따라 왼편으로 걸으면 다시 마을이다.  골동품상에서 빛바랜 엽서 두 장, 1파운드.  로즈식당에서 두 장, 50펜스.  우체국에서 기념으로 소인만 찍음.  킬케니까지 버스 1파운드 50.  킬케니성 맞은편(The Parade: 시외버스 정류장격)에 내려 네거리에서 전화 걸고 패스트푸드점 지미디(Jimmy D's)쪽에 있는 관광안내사무소에 들림.  숙소(Glen View)는 킬케니대(Kilkenny College) 옆으로 멀지만 따뜻함(16파운드).  저녁은 스테이크로 6파운드 95.  호텔(Newpark Hotel) 길 건너인 이 식당 최고의 메뉴.  그러나 나머지는 별로.
 

9/2(화요일)

다울링 부인 차를 타고 존 다리(John's Bridge) 옆 주차장에 내림.  던모어 동굴(Dunmore Cave)행 버스가 12시 반에 있기에 시내 중심지를 걸으며 상점마다 들어가 구경.  바나나 5개 52, 쥬스 70펜스.  동굴 구경(입장료 2파운드)에 히치하이크로 숙소에 오니 아직 4시 전.  자다가 저녁 5파운드 95.
 

9/3(수요일)

어제처럼 비가 엄청 오지만 그린 다리(Green's Bridge)건너 캐니스 성당(St Canice's Cathedral), 검은 성당(Black Abbey) 등을 거쳐 이탈리아 식당에서 점심, 5파운드 25.  해가 남.  킬케니성안 입장료 3파운드.  특히 롱 갤러리(Long Gallery)가 볼만함.  무료인 버틀러 현대화랑(Butler Art Gallery)과 널찍한 정원(잔디밭, 숲, 연못, 놀이터, 조형물 등)을 둘러봄.  킬케니 디자인센터, 키어란대(St Kieran's College)등을 쏘다님.  우유, 과일 등 1파운드쯤.
 

9/4(목요일)

귀찮아서 11시 42분 더블린 행 열차를 탐, 10파운드.  참고로 버스는 8:15, 9:15, 1:15에 있다.  킬대어(Kildare)쯤 오니 자리가 없다.  1시 반쯤 휴스턴역에 내려서 90번 버스(휴스턴역과 코놀리역을 왕복)를 타고 오코넬거리에 내림, 아마 60펜스.  거의 반대편 끝에 있는 더블린버스 사무소(Dublin Bus Office)에서 일주일간 일정구간 내 버스와 열차 모두를 이용할 수 있는 패스를 만듦, 17파운드 50(신분증 포함).  주의할 것은 모든 패스가 일요일부터 시작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내가 만들 수 있는 유일한 패스는 7일부터 사용가능함.  베레스포드 플래이스(Beresford Place)에 가서는 정작 버스 정류장을 못 찾고 결국 코놀리역 앞에 감.  서울과 똑 같아서(!) 저마다 말이 다르고 모르는 이가 태반임.  용기 잃지 맙시다.  27B번 버스로 숙소(Pairc-Na-Bhfuiseog) 도착, 1파운드.  숙박비 16파운드 50.  다시 한 번, 여기 로칸 크레슨트(Lorcan Crescent)와 로칸 로드(Lorcan Road)는 지리상 옆이나, 중간에 고속도로(M1)가 지나므로 실제 걸어서 30분 정도 걸림.  식당 찾다 그냥 맥도날드에서 간단히.  아참, 아일랜드에는 더블치즈버거가 없다.  따로 주문이 가능한지는 모름.
 

9/5(금요일)

일단 관광안내사무소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국립연주홀(National Concert Hall)로 향함.  마침 낮 공연이 있었기 때문에 염두에 두던 것.  예약표(3파운드)를 사고 주변거리 구경에 연주홀 내 셀프서비스 식당에서 점심, 저렴함.  가벼운 재즈 피아노 독주(연주자: Fergus Shiel, 장소: John Field Room).  말해서 메인홀(Main Auditorium)을 구경했는데 1200명까지 수용한다 함.  화려한 장식과는 무관.  안내 팸플릿을 뒤적여 나는 화랑들을 찾아 골목골목을 돌고 그림들 냄새를 맡으며 마치 다시금 10년 전으로 돌아가 인사동 거리를 걷던 내 모습을 본다.  꼭 그렇게 이 시간을 즐겼다.  국립미술관(National Gallery of Ireland: 옛 그림 중심).  저녁은 듀크거리(Duke St)에서 치킨라이스와 과일로 4파운드 90.
 

9/6(토요일)

휴래인 현대미술관(Hugh Lane Gallery of Modern Art), 왁스 박물관(3파운드 50: 후회막심, 사실 비를 피하려고 들어간 것), 교회(St Mary's Church), ILAC쇼핑센터 안 더블린 중앙도서관((Central Library), 템플바(Temple Bar) 등등.  도서관 복사비 3파운드.  관광안내사무소에서 더블린지도, 3파운드 50.
 

9/7(일요일)

패스 사용 시작. 코놀리역에서 열차(DART)로 브래이(Bray)까지 40분쯤 걸림.  케이크, 과일, 주스, 1파운드 5.  해변이 길다.  관광안내사무소는 역에서 20분 거리로 일요일 문 닫음.  달키(Dalkey)와 킬라이니(Killiney)는 연이어 있고 브래이에서도 아주 가깝다.  달키섬까지는 왕복 3파운드로 시원한 게 가볼만 함.  킬라이니 언덕(Killiney Hill) 꼭대기에선 경치가 그만이다.  입구 쪽 식당에서 저녁 5파운드 정도.  날씨가 너무 좋다.  진짜로 드문...
 

9/8(월요일)

먼저 셀브리지(Hazelhatch & Celbridge Station)에 갔다.  패스가 끝나는 교외선(Suburban Line) 역 중 하나인 이곳에 내리면 시내까지 무료 왕복버스가 있다.  일정한 시간이 있는 게 아니라 대충 열차시간에 맞춰 다니므로 미리 물어보도록.  셀브리지는 작은 마을이지만 캐슬타운 하우스(Castletown House) 역시 그런 건 아니다.  보수공사로 건물 내부는 모르나 입구 가로수 길만 1km가 되어 보이는 대저택이다.  다시 코놀리역에 돌아와서 발브리간(Balbriggan)을 향함.  관광안내사무소는 역 앞으로 나와 대로 왼쪽으로 내려가면 있고 역 뒤로는 바로 항구요 해변이다.  여학생 하교시간.  얼마나 얘기가 많을까.  그래서(?) 호트(Howth)에 내렸는데 가볼만해 보인다.  정은 안 붙지만 사람은 많다.  저녁 다시 듀크거리에서 5파운드 65.
 

9/9(화요일)

매이누드(Maynooth)는 칼톤 하우스(Carton House)와 메이누드 대학(Maynooth College)이다.  칼톤 하우스는 입장불가.  메이누드대 방문자 안내(Visitor Center)를 거쳐 건물, 교회, 정원을 둘러보면서 가벼운 점심, 2파운드 50.  저녁은 맥도날드에서 먹고 공항까지 미리 41번 버스를 타보았다.  버스 머리에 있는 공항행(Via Airport) 표시를 확인해야 하는데 모든 41번 버스가 공항에 들리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시내에서 공항까지 약 30분 정도.
 

9/10(수요일)

시드니 퍼래이드(Sydney Parade)역에서 가까운 체스터 도서관(Chester Beatty Library)에 갔다.  현존하는 최고 인쇄물이라는 일본에서 발견한 경전(역시 무구정광다라니)이 있다.  전시카탈로그에는 괄호 안에 우리가 아는 한국 무구정광다라니를 겨우 표시했다.  큐레이터에게 물으니 내 지식이 맞는 것 같다며 일본에서 기증한 것이라 설명에 소홀한 점이 있었다고 했지만 한편으로 그 둘 사이에 연대 차가 크지 않다는 둥 인쇄물이란 이리저리 이동 가능한 것이라는 둥, 이번에 중국학자들이 우리나라에도 다녀갔다지만 인쇄를 발명한 게 정말 중국인지조차 의심만 는다.  이 곳 한국관련 유물은 단 한 점 뿐, 창고 속에.  휴스턴역에서 가까운(걸어서 10분) 아일랜드 현대미술관(Irish Museum of Modern Art)에 갔다.  책 27파운드.  저녁은 템플바에 있는 아일랜드 필름센타(Irish Film Center)내 식당에서 4파운드 95.
>>> 한국 무구정광다리니에 대한 제작 연대 평가는 현재 유보상태다.  어쨌건 현존하는 최고의 목판인쇄물이란 칭호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9/11(목요일)

더블린에서의 마지막 날.  국립도서관(National Library of Ireland) 열람책상에서 개인 독서등을 켜고 마지막 편지를 쓴다.  국립박물관(National Museum of Ireland) 구경, 우체국에서 편지를 부치고 점심 8파운드 10.  의대 도서관((Mercer Library)에서 그만 해가 졌다.  마지막 저녁이 푸짐함.  드디어 기네스(Guinness)를 허락하다.
 

9/12(금요일)

더블린발 비행편이 8시 50분에 있어서 7시에 숙소를 나섰다.  시차에 연이은 비행이란 참 피곤하다.  런던 히드로공항은 비행기 갈아타기가 수월하지만 동경 나리타공항에서는 주의가 필요하다.  어찌되었건 비행기 도착 게이트 번호를 잊지 않고 터미널 이동 버스를 탄다는 일반적인 체계다.  김포공항은 내리기도 힘들다.  13일 오후 4시 도착.  한국에 오니 정말 좋구나하고 과연 말할 수 있을지 나는 자신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