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걷다보면

덴마크 여행기(2004) - 후기

이런저런 지나가는 이야기...

덴마크 물가가 어떻게 되는지는 잘 모른다. 덴마크 정부 통계를 뒤져볼 생각은 없고 단지 여행기 쓰다 눈에 띈 것 두 가지 정도를 살펴보았다.

- 훼밀리 레스토랑 점심메뉴 비교 : 덴마크 Jensens Bøfhus와 한국 아웃백

Jensens Bøfhus 홈페이지 Menu 항목에서 식당 지점을 선택하고 frokost(점심) 항목을 보면 런치메뉴(frokosttilbud)와 가격을 알 수 있다. 스테이크 무게에 따라 69 DKK(190g) 혹은 79 DKK(250g)였고 오늘 2008년 1월 14일 기준 고시 환율은 1 DKK가 대충 187원 정도다. 따라서 12903원과 14773원이다. 한국 아웃백 런치메뉴 중 스테이크(sirloin)는 21900원(227g)과 25900원(284g)이다. 양쪽을 비교할 때 감안해야 할 변수가 많다. 스테이크도 Fillet, Sirloin, Rump 등 부위별로 다르겠고 같이 나오는 음식(샐러드, 차, 빵 등)도 그렇고 로열티(royalty) 문제도 있겠고 크게는 덴마크와 한국의 소득수준도 고려할만한 사항이다. 답이라면야 나온 거 같기도 한데 어쨌거나 결론은 각자의 몫.

덴마크와 비교해 한국 아웃백의 경우 스테이크의 런치메뉴와 저녁메뉴 사이에 가격 차이가 거의 없다. 스테이크(sirloin) 227g의 경우 21900원(점심)/22800원(저녁), 점심 284g이 25900원인데 저녁은 312g에 25800원이다. 반면 덴마크 Jensens Bøfhus의 경우 190g은 69(점심)/134(저녁) DKK, 250g은 79(점심)/149(저녁) DKK로 오늘 기준 각각 12903원(점심)/25058원(저녁)과 14773원(점심)/27863원(저녁)으로 차이가 꽤 난다. 재미있다.

- 덴마크 휘발유 가격

여행 마지막 날(2004년 8월 12일) 사진을 다시 살피니까 주유기 미터 내용이 환히 보였다. 휘발유 50리터를 450 DKK에 주유했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래 한 번 계산해 보았다.

2004년 8월 12일의 고시 환율을 외환은행에서 찾아보니까 매매기준율로 1 DKK가 190.27원으로 시작해 190.62원으로 끝난다. 간단하게 그냥 190원으로 잡고 계산하면 450 DKK x 190원 = 85500원. 따라서 리터당 1710원이다. 한국처럼 고속도로 주유소라 가격이 좀 더 비싸리라 가정한다해도 꽤 된다 하겠다. 이쯤이면 비교할 필요조차 없겠지만 굳이 찾아보니까 화학경제연구원 <화학저널 2005/3/14>기사에 따르면 2004년 8월 국내 주유소 휘발유가격이 리터당 1394.91원이었다고 한다.

한가지 덧붙이자면 덴마크에서는 국가 정책 면에선지 국민적 합의 면에서인지 아무튼 자동차와 관련해 높은 비용을 이용자에게 부가하고 있다. 반면 자전거와 관련해서는 어떠한지에 대해 익히 언급했으므로 다시 말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친환경적인 정책이라고 하겠다.

--------------------------

처음 쓰기 시작할 때는 아예 항목별 점수표를 만들어 볼까도 했었는데 무슨 여행 가이드도 아니고 지금은 '뭐 그렇게까지' 하는 마음이다. 털어봐야 나올 것도 없다. 아는 게 있어야지... ㅡㅡ;; 아무튼 여행기 중 추천하거나 기분 좋은 찬사가 쏟아질 경우 좀 더 가볼만한 곳인 셈이다. 단지 작은 나라라 코펜하겐에만 머문다 해도 주변까지 둘러보는 게 수월하다는 건 미리 염두에 둘만하다.

쇼핑의 경우도 덴마크 디자인(Danish Design)이라고 흔히 말하 듯 구경하는 것조차 만만치 않다. 로얄 코펜하겐 같은 도자기, 은이나 호박 등 수공예품, 가구 및 생활용품에서 Bang & Olufsen 같은 음향기기까지 유명한 게 많다. 한국에서 보기 어려운 거라면 Gammel Dansk 같은 술, Hyldeblomster 휠레브롬스터 같은 음료 등도 있다. 여러가지로 눈이 즐겁다.

---------------------------

덴마크 여행기 쓰는데 예상 밖으로 1년이나 걸렸다. 아무리 게을러서라 해도 이쯤이면 내심 황당하지 않을 수 없다. ㅡㅡ;; 끝까지 확인 안 한 내용도 적지 않다. 개인적 취향이랄까 과장이 좀 있고 감상적인 글을 선호하는 편이라 읽는데 주의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2004년 일이 아닌가? 당연히 늘 달라지는 내용도 있다. 차차 바로잡을 기회가 있으리라.

군데군데 필요한 부분 정도였을 뿐이지만 덕분에 덴마크에 대해 조금은 관심을 가져 보았다. 이제 앞으로는 느긋하게 본격적으로 읽어볼 일만 남았다. 역시나 그 시작은 덴마크 외무부 Denmark.dk부터. 현재(2008.01.14) 한국의 경우는 아쉽게도 Korea.Kr 은 정부 정책 홍보가 전부인 듯한 인상이라...

한국 관광을 말할 때 보통 중국, 일본과 비교하고는 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맞장구치는 한국인은 아마 드물 것이다. 마찬가지 시각에서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하다못해 바로 옆 노르웨이와 비교해 덴마크는 뭐하러 가냐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덴마크 사람이라고 선선히 고개를 끄덕일까? 때론 모든 게 보는 사람 몫인 듯 싶다.

그린란드 같은 먼 섬들을 빼면 덴마크는 꽤 작은 나라다. 노르웨이 같은 거대한 자연 풍광도 없고, 유물 유적도 이탈리아 등에 미치지 못하고, 기후 또한 지중해 지역처럼 남다르지 않다. 덴마크에 대해 알아야 할 게 한이 없다. 그거참 이럴 마음까진 없었는데... 아는 것 없는 내가 더구나 고작 며칠 다녀오고 덴마크에 대해 할 말은 없지만 굳이 짧은 내 인상을 말하라면 덴마크는 참 내츄럴(Natural)한 삶을 지향하는 듯 하다. 일 하는 데 있어서나 쉴 때나 그밖에도 자전거, 남녀관계, 섹스, 욕망 긍정, 외모 등등. 내츄럴 하다는 말은 노말(Normal)하다는 말로 들리기도 해 스스로를 돌아보게 한다. 자연이란 말 대신 굳이 내츄럴이라고 비튼 것은 이 글 속에 재 정의해야할 합의 안 된 전제들이 있기 때문에 속이 불편해서다. 생략하고 대충 넘어간다. ㅡㅡ;;

늘 겨우 4주 밖에 머물 수 없음이 아쉬워 한국에 돌아올 때면 몸보다 마음이 더 무겁다. 돌아다니는 거 좋아하는 타입도 아닌데 말이다. 3년도 더 지났다. 덴마크는 얼마나 달라졌을까?

----------------------

가끔은...

덴마크에서 난 물처럼, 연기처럼 스며들어
보이지도 존재하지도 않는 사람이고 싶다.

누구나 아는 일, 사람 사는 거 다 똑같고 별다른 거 없는 거.

덴마크라고 특별할 것도 없고 딱히 바라는 바도 없지만
덴마크에서 난 들리지도 느낄 수도 없는 사람이고 싶다.

알고 있다. 그도 언젠가는 끝날 일이라는 거...
한때 사랑했던 사람처럼 그저 사라져갈 일일뿐...

그래도 오늘은 그랬으면 좋겠다.

지나가는 여행지가 아니라
여행의 목적지이길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