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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다보면

노르웨이 여행기(2013) - 02 오슬로

7/25 목요일

노르웨이 '크리스타니아/크리스티아니아'에서 처음 맞은 아침이다.  호텔에서 마련한 부페를 보니 준비한 음식 표시마다 유기농 Organic 이란 형용사가 접두어처럼 붙어있어서 웃었다.  그래 그런지 몰라도 신선했다.  뭣보다 직접 팬케이크 부쳐먹는 재미가 쏠쏠했다. ^^

아침 먹고 길을 나서기 전 호텔 안내에서 오슬로 패스 Oslo Pass(72시간용)를 샀다.  검색해보면 거의 모든 호텔에서 구매 가능한 듯 싶다.  돌아다닐 것만 생각하면 일일교통권을 샀겠지만 미술관 등도 가봐야겠고 배(미니 크루즈)도 타볼 수 있다하고 아무튼 체류기간에 맞춰 3일 이용권을 산 것이다.  오슬로 패스로는 zone 1, zone 2V, 2S, 2Ø에서 모든 교통편을 이용할 수 있다.  zone 1은 오슬로 시내고 zone 2 지역으로는 Lillestrøm, Asker, Nittedal, Ski,  Nesodden 등이 있다.  공항까지는 갈 수 없다.  

스칸딕 호텔 솔리/케이앤에이 Hotel Scandic Solli(현재)/KNA(예전)는 특히 위치가 마음에 든다.  공항에서 한 번에 오기도 하거니와 동네가 늦은 시간에 도착하더라도 안심이고 번잡한 오슬로 중앙역 주변을 벗어나 한가하면서도 국립중앙도서관 Nasjonalbiblioteket - 오슬로 시립 도서관 Deichmanske bibliotek 과는 다르다, 노르웨이 왕궁 Det kongelige slott, 아커 브뤼게 Aker Brygge, 쉬브홀멘 Tjuvholmen, 칼 요한스 거리 Karl Johansgate 등이 가깝다.  교통도 편리해서 국립극장역에서는 공항열차 및 대부분의 열차와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고 많은 트램과 버스가 서는 솔리 Solli 를 비롯 주변에 정류장이 여럿 있다.  합리적인 가격을 생각한다면 북유럽에서는 꽤 쓸만한 실용적인 브랜드가 스칸딕 호텔 체인이다.  물론 같은 브랜드라도 호텔마다 편차야 있다.  Superior 등급 객실에 묵었는데 바다쪽 발코니가 있으면 해서다.  단, 예약시 발코니 있는 방을 주문해야한다.  추천.

아커 브뤼게 Aker Brygge 까지 아침 동네 산책이 상쾌했다.   

솔리 Solli 정류장에서 12번 트램을 타고 비겔란 공원 Vigelandsparken 에 가는 것으로 본격적인 오슬로 여행을 시작했다.  비겔란 박물관 Vigeland Museet 에 가자면 프록네플라스 Frogner plass 정류장에, 조각을 보자면 비겔란공원 Vigelandsparken 정류장에 내리는 게 가깝지만 공원이 커서 둘 중 어디서든 내리면 된다.  명색이 공원인데 좀 어슬렁 거려야 좋지 아니한가?  ^^  아침 일찍부터 단체관광객을 태운 버스들이 공원 앞에 줄지어 서있었다.  오슬로에서 볼 거라고는 비겔란 공원 뿐이란 어느 오슬로 거주자의 냉소적인 한 마디가 떠올랐다.  오늘도 아가는 잘 크고 있으리라.       

비겔란 공원 조각들은 볼만했다.  얼마나 익숙한 모습들인지.  추천.  단체관광객들의 주요 목표인 조각들로 이어진 큰 길을 벗어나자 공원 풍경은 참으로 한가로웠다.  날 좋은 여름 북유럽의 아침은 얼마나 상쾌하던가.  물론 주말 오후 풍경은 사뭇 달랐다.  꼭 한 번쯤은 한나절 공원 그늘에서 고기나 구워먹으며 보내려고 했었는데 ... 못했다.  슈퍼마다 어느 구석인가에는 휴대용 바베큐 장비와 각종 고기류, 아채류 등이 쌓여있었다.  생각할수록 정말 아쉽다.  ㅡㅡ;        

다음은 뭉크 미술관 Munch Museet비겔란공원 Vigelandsparken 정류장에서 20번 버스를 타고 뭉크 미술관 정류장에 내렸다.  한 20여분 걸린다.  버스가 편한게 지하철 퇴옌 Tøyen역에서는 미술관까지 제법 걷는 반면 버스 정류장은 바로 옆이다.  2013년 한 해 뭉크 탄생 150주년 기념 전시회가 한창이다.  그에 맞춰 미술관 입장료도 달라졌다.  오슬로 패스로는 무료 입장.  좋았다.  끝.      

미술관을 나와 지하철 T-bane 퇴옌 Tøyen역까지 걸었다.  오르락 내리락하며 물어물어 좀 헤매기도 했지만 꽤 거리가 있었다.  국립극장 Nationaltheatret 역에 내려 국립극장쪽(!) 출구로 나와 오슬로 시청 Oslo Rådhus 부터 둘러 보았다.  그리 멀지 않다.  시청 옆 공원은 예쁘고 시청 안은 멋있었다.  공원은 비교적 한가했지만 시청 문 앞에서는 버스들이, 시청 건물은 관광객들로 가득했다.  정작 시청 직원들은 휴가 중이다.  어느 블로거가 경험한 시청 구내매점 canteen 에 대해 경비원에게 묻다가 안 사실.  하긴 의회도 휴가 중이고 음악제가 아니라면 연주회도 뜸한 여름이다.     

그랜드 호텔 Grand Hotel Oslo 그랜드 카페 Grand Café 에서 가벼운 점심

오슬로 대학 강당 Universitetets aula Oslo - 뭉크 벽화.  뭉크의 그림이 썩 내키는 건 아니지만 이 벽화만큼은 멋지다. 

국립미술관 뭉크 탄생 150 주년 기념 전시회 National Gallery= Nasjonalmuseet/ Munch 150 - 다음해인 2014년 국내에서도 만화로 그린 뭉크 전기 번역본이 나왔다. 

카페 퓰렌/퓨글렌 Cafe Fuglen: 푸글렌이 일본식 발음인줄 알았는데 꼭 그런건 아니었다.  오슬로 커피 여행의 시작.  로고나 가구들이 더 멋진 듯도...  덕분에 동경에서까지 갈 필요는 없었다.  

뭉크 Edvard Munch 무덤: 새 카페(Fuglen=Bird)에서 묘지(Vår Frelsers gravlund)까지 걸어서 10 여분 정도다.  안내 표지도 있고 뭉크 무덤은 찾기가 쉬웠다.     

카페 자바 Java Kaffe og Vinbar: 에스프레소가 괜찮다.  추천.  묘지 북서쪽에 있다.  카페까지 가벼운 산책.   

21번 버스 타고 호텔 복귀.  좀 쉬다가 12번 트램을 타고 식당을 찾아 나섰다.

해산물 식당 Fiskeriet: 트램 오슬로 중앙역 Jernbanetorget에 내려서 역 앞 동네를 여기저기 둘러보며 걸어갔다.  용스토리겟 Youngstorget 동네는 젊은이가 많아 그런가 홍대나 신촌 느낌이다.  식당은 동네 펍 같았다.  아마 대구 Bacalao 와 홍합 Blaskjell 요리를 먹은 듯 싶은데 맛집이라기 보다는 위치도 그렇고 그냥 편하게 먹을만하다.  글을 쓰느라 지금 검색해보니까 많이들 알고 다녀가셨다.  몇 년 사이 더 유명해진 느낌.     

오슬로 오페라 하우스  Oslo Operaen: 오슬로 중앙역 뒤로 바다 쪽이다.  멋진 건물이라 꼭 구경하고 싶었지만 대극장 공연이 없어 아쉬웠다.  죽은 건물을 보려는 건 아니니까.  오슬로 패스를 산 이유도 바다 쪽에서 이 건물을 감상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역시나 멋졌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만리동이나 청파동 혹은 후암동에 국립 오페라 하우스가 생긴다면 이런 느낌일까하는...  물론 사람이 먼저다.     

소화도 할겸 칼 요한스 거리를 따라 오슬로 시내를 돌아보며 호텔로 돌아가는 길.  호텔 앞 슈퍼 키위 kiwi 에서 생수와 과일을 좀 샀다.  날은 여전히 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