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걷다보면

덴마크 여행기 07 - 코펜하겐, 오스킬데(Roskilde)

2004년 7월 26일 월요일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침에 일어나 동네 산책을 했다.  Kongens Have 공원(Rosenborg 호슨복 궁)까지 걸어갔다가 왔다.  지나는 길에 바닥 공사가 한창이었고 그 주변 아파트가 눈에 띄었다.  이곳에서 도로 바닥은 하나하나 모양을 갖춰 돌을 까는 일이라 상대적으로 상당한 시간과 기술이 필요해 보였다. 

오늘 목적지는 Roskilde 오스킬데(듣기에 한국어 '오'와 '호' 부근에 비음이 섞인 소리쯤)다.  오스킬데는 코펜하겐에서 가깝고 유서깊은 도시로 오스킬데 대성당, 오스킬데 음악 축제, 바이킹 배 박물관 등이 유명하다.  음악축제는 보통 7월 초쯤 열린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오스킬데 대성당은 가볼만하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역대 왕들의 무덤이 있는 이런 교회는 덴마크에서 비교할 곳이 없기 때문이다. 

전날 어디가고 싶냐고 S가 다시 물었다.  또 '네 맘대로 하세요'하기는 그랬다.  무심코 Roskilde가 떠올랐다.  왜냐고 묻더군.  낸들 알겠는가?  그냥 그런거지.  ^^;;

성질 급한 한국사람 기준으로 보자면 반나절이면 충분한 여행일런지도 모르겠다.  무던하기가 한국사람인가 싶다던 나도 분명 한국 사람이다.  하지만 오늘은 덴마크 사람과 덴마크 식(?)으로 움직인다.  N과 S 커플, 나 이렇게 네 명이다.  덴마크 친구들이야 나 때문에 나선 길이긴 한데 보아하니 전에 와 본 눈치는 아니다.  내 덕분에 좋은 구경 하는 거다.  ^^

Kongens Nytorv에서 지하철을 타고 Nørreport 지하철역에 내려 별도의 통로를 거쳐 Nørreport 열차역으로 가서 Roskilde 행 열차로 바꿔 타고 갔다.  Nørreport 역에서 좀 어지러울 수 있는데 익숙하지 않은 만큼 환승통로를 찾고 열차를 방향에 맞춰 타고 하는 일에 주의가 필요하다.  지하철, 열차, 버스 등 차를 바꿔 타더라도 표는 따로 구입하지 않는다.  기존에 구입한 10회권을 각 구간(Zone)에 맞춰 여러 장 개찰했다. 

Roskilde에 도착하니까 점심 무렵이었다.  Jensens Bøfhus에서 스테이크를 사먹었다.  이 식당은 덴마크 전역에 여러 분점이 있는데 한국에서라면 아웃백 같은 훼밀리 레스토랑이다.  전체 가격을 기억하지는 못해도 아마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중요한 건 점심과  저녁 가격이 다르다는 점이다.  런치메뉴(frokosttilbud)다.  같은 장소에서 먹는 같은 스테이크 가격이 날이 어두워지면 배로 비싸진다는 말이다.  홈페이지에서 보니까 점심메뉴는 4시까지라고 한다.  맛과 질은 무난하다. 

오스킬데 시내는 걸어다니기가 좋다.  열차역에서 오스킬데 대성당, 바이킹 배 박물관까지 서로 멀리 떨어져있지 않다.  처음 들린 곳은 Roskilde Domkirke 오스킬데 대성당(Cathedral).  앞서 언급한대로 이 곳은 세계문화유산으로 한 번 가볼만 하다.  기독교가 덴마크에 들어온 이래 역대 덴마크 왕들의 무덤이 있는 곳인데 올린 사진에 문제가 있어서 더 음산하게 보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어둑어둑하기는 해도 그정도는 아니니까 오해없기를 바란다.  오히려 화려한 황금빛 제단과 왕들의 관을 장식한 조각 등 눈이 가는 곳이 많아서 독특한 곳임을 실감할 수 있다.  대성당 2층에는 박물관이 있는데 입장 시간을 정해 출입 인원을 제한한다.  구경하려면 시간표를 미리 살펴두면 좋다.

오늘도 날씨가 참 좋다.  걸어서 Vikingeskibshallen 비킹에스킵스핼른(Viking Ship Museum 바이킹 배 박물관) 에 갔다.  바이킹 시절 배(5척이라고 함)를 복원 전시해 놓고 바이킹 옷 입고 사진 찍기, 바이킹 생활 경험, 바이킹배 타기 등을 해볼 수 있게 했다.  목포에 있는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생각이 났다.    

항구 주변을 걷기도 하고 카페에 앉아 차도 마셨다.  그냥 이런저런 이야기.  Nørreport 역에서 일이 있다며 N은 돌아가고 남은 우리는 아프가니스탄 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다.  함께 나온 요구르트가 걸쭉했다.   

- 뒤늦게 지리 공부를 잠깐하자면 덴마크는 Sjælland(Sealand 또는 Zealand)섬, Fyn(Funen)섬, Jylland(Jutland)반도, Bornholm섬, Grønland(Greeland / Kalaallit Nunaat)섬, Færøerne(Faroe / Føroyar) 제도 등을 영토로 하는 나라다. 

Sjælland 쉘란드는 덴마크어 표기고 영어로는 Sealand 또는 Zealand 다.  재미있는 얘기하자면 한국인에게 인기있는 해외여행지인 뉴질랜드(New Zealand)란 나라 이름은 말 그대로 새로운(New) 질랜드(Zealand)인 셈이다.  덴마크와 뉴질랜드는 서로 극에서 극으로 멀리 떨어져 있지만...  여하튼 위 지도에서 코펜하겐(Københaven / Copengagen)이 있는 섬이 Sjælland다.  쉘란드섬 전역은 대부분 코펜하겐에서 거리가 차로 한 두시간 정도에 불과해서 당일로 가볼 수 있다.  사실 듣기는 쉘란드로 딱 떨어지기 보다 그냥 셸란에 가까운데 아래 율란드도 그렇다.  영어표기도 있고 쉘란드로 쓴다.

Fyn 퓐(영어 표기는 Funen)섬은 동화작가 안데르센의 고향으로 유명한 Odense 오덴세가 있는 섬이다.  Sjælland 쉘란드섬과 Jylland 율란드반도 사이에 있다. 

Jylland 율란드(영어표기는 Jutland)는 독일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반도로 주요 도시는 Århus / Aarhus 오후스다.  국경을 접하고 있어서인지 독일인 관광객 역시 많이 볼 수 있다.  쉘란드섬과 퓐섬, 율란드 반도는 모두 다리(Gamle Lillebæltsbro, Nye Lillebæltsbro, Storebæltsbroen)로 이어져 있고 쉘란드섬과 스웨덴 사이에도 역시 다리(덴마크어:Øresundsbroen / 스웨덴어:Öresundsbron)가 놓여 있다.  섬이라고 해야하는 건지 모르겠다. 

Bornholm 본홀름은 스웨덴 밑에 있는 섬이고 사실 스웨덴에서 가는 게 더 가깝다.  파로 제도(덴마크어 Færøerne, 영어 Faroe, 파로 원주민어 Føroyar)와 그린랜드(덴마크어 Grønland, 영어 Greeland, 그린랜드 원주민어 Kalaallit Nunaat)는 덴마크 중심부에서 꽤 멀리 떨어져 있다.  불모지라고 해야할 그린랜드를 빼고 보면 덴마크는 꽤나 작은 나라다. 

- 오스킬데 대성당 안에서 찍은 사진에 실수가 있었다.  억지로 밝기를 조절해 보았지만 역시나 문제가 많았다.  당시 함께 갔던 덴마크 친구가 찍은 사진을 구해서 덧붙인다.


< 사진 설명 >

1........ 숙소 아파트 가운데 정원
2 - 5... 코펜하겐 어느 아파트
6......... Rosenborg 호슨복 궁
7......... Roskilde 오스킬데 행 열차 안
8......... Roskilde 역 앞 묘지 정문
9......... Roskilde 역 앞 조각상(Peter Brandes)
10....... Roskilde 시내 분수
11 - 30 Roskilde 대성당
16 - 20 대성당 제단
28 - 30 대성당 2층 박물관
31....... Roskilde 주택들
32....... Roskilde 대성당 외관
33 - 38 바이킹 배 박물관
34 - 35 이미지컷
39....... Roskilde 항구
40 - 41 Roskilde 어느 카페에서
-------------------------------------
* 이하 S가 찍은 사진
-------------------------------------
42....... Roskilde 역 앞 광장
43 - 52 Roskilde 대성당 내부
53....... Roskilde 대성당 외관

0123456789101112131415161718192021222324252627282930313233343536373839404142434445464748495051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