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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다보면

이탈리아 피렌체 여행기(2010) - 오르산미켈레 교회 및 박물관 Chiesa e Museo di Orsanmichele

오르산미켈레 교회 및 박물관 Chiesa e Museo di Orsanmichele

이 항목을 다루는 건 의외로 동양인을 보지 못해서다.  그리스도교 특히 천주교는 피렌체 문화 유산의 구심점이다.  르네상스인들의 신앙심 또한 얘기한다는 자체가 부질없을 정도라 그만큼 많은 교회가 피렌체에 있다.  그럼에도
정작 여행자들이 찾는 곳은 몇몇에 불과한데 '두오모 Cattedrale di Santa Maria del Fiore(무료)'. '산타 마리아 노벨라 교회(유료)', '산타 크로체 교회(유료)' 등이다.  아마도 체류시간이 길지 않아서일 터다.  가본 곳 중에서 그보다 규모는 작지만 가볼만한 교회를 추려보자면 '산타 트리니타 교회 Basilica di Santa Trinita(무료)', '오니산티 교회 Chiesa di Ognissanti(무료)', '산티시마 아눈치아타 교회 Basilica della Santissima Annunziata(무료)', 이미 다룬 '산 미니아토 알 몬테 교회 Basilica di San Miniato al Monte(무료)', 그리고 '오르산미켈레 교회 및 박물관 Chiesa e Museo di Orsanmichele(무료)'이 있다. 

연원이 르네상스 너머 중세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오래된 교회 '산타 트리니타'에서는 사세티 예배당 La Cappella Sassetti 벽화가 볼만했다.  성 프란시스의 일생을 담은 것으로 유명하다.  '오니산티 교회'에서는 보티첼리 Sandro Botticelli 와 기를란다요 Domenico Ghirlandaio 의 작품을 볼 수 있고 특히 보티첼리는 이곳에 잠들어 있다.  바로 옆 '최후의 만찬 벽화'도 꼭 챙겨야할 항목이다.    

산타 트리니타 교회 Cappella Bartolini-Salimbeni : Vierge scenes (Lorenzo Monaco)
산타 트리니 교회 Cappella Bartolini-Salimbeni
산타 트리니타 교회 Cappella Bartolini-Salimbeni
산타 트리니타 교회 Cappella Sassetti
산타 트리니타 교회
산타 트리니타 교회
산타 트리니타 교회
오니산티 교회
오니산티 교회

오르산미켈레 교회는 잘 알려진대로 원래 교회가 아니었다.  아무튼 교회 외벽을 채운 조각상들로 유명한데 현재는 모두 복제품이고 진품들은 대개 교회 2층 박물관에 옮겨 놓았다.  일부 도나텔로의 작품 등은 바르젤로 박물관에 있기도 하다.  그런데 박물관에 모셔 놓은 진품보다 교회 외벽에 있는 복제품이 더 멋져 보였다.  원 모습에 워낙 익숙해서 그런건가, 덩그라니 조각상만 떼어 진열한 모습을 보니까 웬지 썰렁하고 감흥이 덜했다.  그러나 가까이 눈 앞에서 보는 느낌이란 건 또 다른 맛이었다.  교회 맨 위층은
'명상의 장'이라고 해야할까 긴 의자만 놓인 빈 공간이었다.  나무 들보를 드러낸 천장은 높았고 작은 조각상들 사이 커다란 창문 너머로 내다 보이는 피렌체 풍경은 평화로웠다.  교회는 처음 1층 출입구를 통해 안으로 들어서면서부터 감탄을 자아내는데 제단 장식이 정말 정교하고 화려했기 때문이다.  사진을 찍지 못하게 감시가 철저했다.  관광객의 부러움섞인 시선조차 시샘(?)하는 듯 했다.  아마도 피렌체 시민으로서의 자부심이겠지만... 

< 관람시간: 2010년 8월 기준 >
피렌체 박물관과 교회 운영시간 및 요금안내(PDF)

오르산미켈레 교회: 평일 10시~17시, 주말 10시~18시30분, 월요일 휴관
오르산미켈레 박물관: 월요일만 10시~17시
- 안내마다 교회는 월요일에 문 닫는다고 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따라서 월요일에 가야만 교회와 박물관 등 전체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만약 한 번 밖에 갈 기회가 없다면 말이다.  ^^   

오니산티 교회
: 평일 10시~17시, 주말 10시~18시30분, 월요일 휴관
최후의 만찬 벽화: 월요일, 화요일, 토요일 9시~12시 / 나머지 요일은 휴관
- 장례식 때문이었는지는 몰라도 내가 교회에 간 날은 분명 월요일이었다.

산타 트리니타 교회:
매일 7시~12시, 16시~19시
                           
왼쪽 Incredulità di San Tommaso (Verrocchio), 가운데 San Luca (Giambologna)
맨 왼쪽 San Pietro (Brunelleschi)
Sant'Eligio (Nanni di Banco)
오르산미켈레 교회 2층 박물관
오르산미켈레 교회 3층
오르산미켈레 교회 3층에서 바라본 두오모
오르산미켈레 교회 3층
오르산미켈레 교회 옆 건물 계단(박물관 출구)
San Matteo (Ghiberti)
Santo Stefano (Ghiberti)
단체 관광객과 여행 가이드

오늘 뉴스를 듣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탈리아와 달리 우리나라 문화 유산이라면 사실상 유불선무(儒佛仙巫)가 전부다.  이런 일에 종교적 잣대를 들이댄다면 그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분열의 중심에는 보통 정치와 종교의 그늘이 있다.  부의 분배와 계층간 분열 문제의 악화에 이어 종교까지 가세한다면...  유고의 비극이 떠올랐다.  슬프고도 두려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