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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다보면

덴마크 여행기 06 - 코펜하겐

2004년 7월 25일 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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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alienborg 아말리엔복궁쪽으로 걸었다.  여왕이 있는 곳이다.  덴마크는 영국처럼 입헌군주국이다.  유명 관광지란 곳 중에는 성들이 많다보니 마치 꼭지점을 서로 잇 듯 자연 여러 성들을 다니게 마련인지도 모르겠다.  성문 앞에는 으레 위병 초소가 있다.  초소에 위병이 있으면 현재 그 성안에 왕실 사람이 있다는 뜻이고 반대로 초소가 비어 있으면 성이 비어 있다는 말이다.  코펜하겐을 여행하면서 인어공주 상을 보러가는 이들이 많은데 가는 길이 이곳 아말리엔복궁을 지나간다.  위병 교대식도 있고 박물관도 있지만 지나쳤다.  성 앞은 운하 건너 오페라 하우스가 보이고 뒤로는 Frederiks Kirke 프레데릭스 교회(Marble Church라고도 함)다.  교회에 들렸다.  여기 꼭대기에도 올라갈 수 있다는 걸 나중에 알았다. 

주변을 돌아보다가 마침 일요일 예배가 있는 Aleksander Nevskij 러시아 정교회 교회에 들어가 예배에 참여했다.  예배는 커녕 러시아 정교회 교회에 들어가보는 것조차 처음이다.  이곳은 빈 큰 홀로 모두 서서 예배를 본다.  구석에 노인을 위한 의자가 몇 개 있었지만 그조차 예배 중간 잠시 쉬는 정도였다.  몇 명이 앙상블로 부르는 성가가 정말 매력적이었고 제단을 비롯해 황금빛 투성이인 성화(이콘)와 신부의 옷 등 어두운 실내와 대비를 이루는 빛과 경건함이 가득했던 시간이었다.  좋은 경험이었다. 

Ny Carlsberg Glyptotek 글륍토텍 박물관에 갔다.  가는 길에 들린 교회는 잘 모르겠다.  빗속을 걸어서 글륍토텍에 도착하자 마침 점심 때였다.  유명한 곳이라서 사람들로 붐비는데 카페도 만원이다.  북새통 속에서도 어찌어찌 홍차와 작은 케이크를 사먹었다.  이곳을 칼스버그 박물관이라고 하는 분도 있는 것 같아 덧붙이자면 덴마크 사람들은 보통 이곳을 Glyptotek 글륍토텍이라고 한다.  칼스버그 박물관이라고 하면 모른다.  일요일 무료입장이라서는 아니고 아쉽게도 보수 공사 중이라 일부만 연 전시장를 둘러 볼 수밖에 없었다.  이집트 유물은 도무지 그 연대가 상상할 수도 없는 숫자라 늘 경이롭다.  현대 미술품까지 아우른 소장 목록을  볼 때 아무튼 가볼만한 곳이다.  사진은 찍어도 되는 곳이 있고 안되는 곳이 있다.  바로 근처 Dansk Design Centre 덴마크 디자인센터에 들렀다.  비가 너무 많이 와서다.  기획전이 재미 있었다.  상점에서 물건을 구입할 수도 있다.  굳이 가기는 그렇다.  Christiansborg 크리스티안스복 궁 옆 길따라 숙소로 돌아오다가 중간에 왕립도서관 Det Kongelige Bibliotek까지 이어진 길로 빠져서 운하까지 걸어 보았다.  건물들이 멋있다.  도서관 맞은편 운하변 검은색 은행 건물도 멋지다.

- 종일 거리를 걷다보면 출출해지면서 뭘 좀 먹고 싶은 생각이 든다.  덴마크에 온 만큼 핫도그는 어떨까?  코펜하겐 거리 곳곳에서 Pølsevogne(sausage waggon)을 만날 수 있다.  소시지를 파는 노점 포장마차다.  각 포차마다 살펴보면 취급하는 핫도그의 상표를 표시하고 있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포차마다 취급하는 핫도그 상표가 다르다.  덴마크에서 이 분야 큰 회사는 Tulip Food Company이고 이 회사의 핫도그 상표가 Steff 다.  우리나라에도 들어와 있어서 요즘은 열차역에서도 볼 수 있을 정도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당시 덴마크 현지에서 Steff는 적어도 품질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것 같아 보이진 않았다.  물론 수출품의 경우는 현지 판매의 경우보다 더 나은 품질일 거라는 가정을 할 수도 있고 다양한 가격대의 제품을 내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어쨌거나 그런 평판을 받는 이유 중 하나는 생산하는 소시지의 내용물에 대한 자세한 정보 공개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이라는 점이다.  이 문제는 TV 프로그램에서도 다룬 경우가 있다고 한다.  그런 말과 함께 덴마크 친구가 추천한 상표는 Ø-pølser 다.  포차에서 핫도그를 사먹을 때는 이 상표를 표시한 곳에서만 구매했다.
 
내 생각이지만 예를 들어 같은 쇠고기라도 내장인 경우가 있고 안심인 경우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표시는 똑같이 쇠고기다.  원재료의 생산 및 유통에 관해서도 많은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역시 대기업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어려움이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까지 들다보면 비록 이 덴마크 친구의 개인적인 의견일 수도 있겠지만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었다.  몇 년 전 얘기니까 지금은 또 달라졌을 수 있다.  아무튼 덴마크 노점 포장마차에서 핫도그 사먹고 싶을 때 나 같으면 Ø-pølser 란 상표를 기억할 것이다.  물론 뭐, 사먹는 사람 마음이다.


< 사진 설명 >

1 - 7.... Amalienborg 아말리엔복 궁
1 ......... Amalienborg에서 바라본 운하 맞은 편 오페라하우스
5 ......... Frederik 5세 동상
8 - 15 .. Frederiks Kirke 프레데릭스 교회
16 - 23  Aleksander Nevskij 러시아 정교회 교회
24 - 39  Ny Carlsberg Glyptotek 글륍토텍 박물관
40 - 47  Dansk Design Centre 덴마크 디자인 센터
41 - 42  Dansk Design Centre 창에서 본 비 오시는 풍경
48 - 54  Christiansborg 크리스티안스복 궁 옆 거리 풍경
51 ....... 덴마크 의회 입구
54 ....... 도서관 가는 출구
55 - 57  왕립 도서관 Det Kongelige Bibliotek
55 - 56  도서관 정원과 구관 건물
57 ....... 도서관 신관 건물, 애칭 Black Diamond, 1999년 우표에도 실림.
58 - 60  왕립도서관 운하 맞은 편 은행건물
61 ....... Børsen 증권거래소, 하늘을 향해 몸통을 말아 꼰 용 모양 고깔 지붕
62 ....... Christiansborg 크리스티안스복 궁
63 ....... 운하 주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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