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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다보면

이탈리아 피렌체 여행기(2010) - 숙소 펜시오네 벤치스타 Pensione Bencistà 2

펜시오네 벤치스타 Pensione Bencistà

예약은 펜시오네 벤치스타 홈페이지에서 직접 했다.
  물론 그 전에 이메일을 통해서 궁금한 문제들에 대해 여러 차례 얘기를 나누었다.  Beatrice Simoni, Annalisa 그리고 Vilma.  나는 각자 자신의 이름을 밝히고 이루어지는 이런 일련의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숙소 예약 문의 뿐 아니라 피렌체 관광을 위한 행사, 교통 등 다양한 질문에 친절하게 답변해 주었다.  숙소 측은 예약시 하루 숙박료 만큼 '보증금 Deposit'을 요구했다.  홈페이지에 딱히 언급이 없는 부분이라 좀 따졌는데 나중에는 그냥 동의할 수 밖에 없었다.  관행대로 한다는 데야...  그랬는데 결론적으로 말해서 펜시오네 벤치스타는 체크아웃 전까지 카드 승인 및 청구를 하지 않았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굳이 물어보지도 않았다.  꼭 알아야할까?  ^^

가격이나 서비스 등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되겠지만
3월 상순과 7월 중순부터 8월말까지 기간은 할인 가격을 받는다.  비수기라서다.  일단 하프보드 Half-board(아침과 저녁 식사 포함)로 예약한 싱글룸 숙박료로 하룻밤에 90 유로(8월 비수기 할인 가격)를 지불했다.  홈페이지에서 보니까 올 여름 가격은 93 유로(비수기 할인 가격)다.  4월 초에 예약할 때 보다 가격이 올랐다.  가격이야 매년 변동이 있을 것이다.  당연히 예약했던 예전 가격으로 결제했다.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짐을 방에 두기도 전에 차부터 주문했다.  너무 땀을 흘려서 그랬는지 몹시 목이 말랐다.  짐을 방에 두고 나와 숙소 안 뜰 등나무 그늘 아래 의자에 앉아 땀을 식히고 있자니 얼마 안 있어 차를 내왔다.  금새 차 한 주전자를 비웠다.  기분이 무척 좋았다, 없던 애정도 생길 만큼.  상쾌하고 나른했다.   


호텔 코시모 데 메디치와 비교하면 우선 방이 커졌다.  더블침대에 방에 놓인 가구 수도 그렇고 비교가 무색할 정도다.  반면 방에 에어콘이 없고 대신 방천장에 커다란 팬이 달려있다.  시험삼아 켜보기도 했는데 사실 그 정도로 덥지는 않았다.  역시 시내와는 자못 온도차가 있는 셈이다.  그보다 건물이 나무들 사이에 있다보니 모기가 있다고 미안해 한다.  이것도 전자 모기향을 켜서 그런가 실감하지 못했다.  아침 저녁 위 아래로 바람이 살랑 살랑 아무튼 잘 지내다 왔다.  ^^                            


아침 식사는 숙소 안 뜰(Terrace)에서 한다.  멀리 피렌체 시내가 내다 보이는 탁트인 전망을 앞에 두고 식사를 했다.  부페로 차린 음식은 푸짐하고 신선하다.  괜찮았다.       


저녁 식사는 아래층 식당에 마련했다.  직원의 안내에 따라 미리 세팅해 놓은 테이블에 앉았다. 
객실 번호를 테이블마다 표시해 놓았다.  내 방은 8호실.  사흘 내내 같은 자리에 앉아 식사를 했다.  그래 그런가 주문해 마시다 남긴 생수까지 보관했다가 다음날 내왔다.  세 코스로 준비한 저녁 식사는 무난했다.  먼저 시작은 수프나 파스타 중에서 선택할 수 있었고 메인 요리로는 주로 소고기 요리를 내놓았다.  중간에 올리브 오일로 양념한 야채 등을 곁들여 따로 준비했고 빵은 물론 기본이다.  마지막 후식으로는 케이크 Dolce와 과일 Frutta 중에서 주문했다.  시험삼아 케이크를 먹어 보기도 했는데 역시나 달아서 차를 주문해 같이 먹었다.  나머지는 평소 취향대로 과일을 먹었다.  핑거볼 Finger Bowl과 함께 내온 과일 바구니가 어찌나 넘치던지.  특별한 요리라기 보다는 평범한 가정식에 가깝다.             


숙박료라는 게 시내에 있으면 있다고 비싸고 전망이 좋으면 또 그렇다고 비싸다.  그러니 단순히 가격만 보더라도 매력적이다.  원래 가족 중심으로 운영하는 오래된 숙소를 선호한다.  시내보다는 교외에 묵는 걸 좋아하고 대중 교통편을 즐긴다.  현지에 거주하는 기분이 들어서다 - 보통 중산층 이탈리아인들은 버스 대신 자가용이나 모터 바이크를 타지 않을까 싶지만.  ^^;  공기 맑고 한가로운 분위기에 전망도 화창한 이곳이 마음에 든다.  편안하고 좋았다.  사진엔 없지만 책을 비치한 방, 모여서 보드게임을 즐길 수 있는 방, 피아노가 있는 방 등 여러 거실이 있는데 고풍스런 실내장식은 마음을 부드럽게 했다.  하루는 투숙객 중 한 명이 연주하는 음악을 들으며 밤이 깊어갔다.  숙소 방명록에 부러 한글로 장황한 글을 남긴다.  두서없는 글이지만 또다른 추억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