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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다보면

덴마크 여행기(2010) - 콜링 Kolding : 콜링성 Koldinghus 트라포트 미술관 Trapholt

인천 차이나타운에 다녀왔다.  주말답게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자장면을 한 그릇 비워내고는 슬쩍 인천아트플랫폼 쪽으로 빠졌더니만 ... 한가했다.  야외 파라솔 아래 앉아 아포가도 Affogato를 맛보고 TWG 차로 입을 헹구며 한가로운 바닷바람을 즐겼다.  뜨거운 여름 한 낮 햇볕 아래서도 전혀 덥지 않은 신기한 경험을 했다.  편안하다보니 얘기가 길어진다.
   
홈페이지 설명에 따르면 인천아트플랫폼(舊 중구미술문화공간)은 인천광역시가 구도심 재생사업의 일환으로 중구 해안동의 개항기 근대 건축물 및 인근 건물을 매입하여 조성한 복합문화예술 공간이다.  옛 건물들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현대적인 설비를 갖춰 모양을 만든 이런 얘기는 이제 낮설지 않다.  잠시 돌아본 한국근대문학관 역시 마찬가지다.  자연스레 덴마크 콜링에 있는 콜링성 생각이 났다.
 
콜링 Kolding은 덴마크 율란반도에 있는 작은 도시다.  아마 일부러 구경가는 분은 드물겠지만 나름 관광 포인트를 꼽자면 두 가지가 유명하다.  콜링성 Koldinghus트라폴트 현대미술관 TRAPHOLT Museum of Modern Art, Applied Art, Design and Architecture.  검색 결과 콜링에 대한 글은 심심찮게 보였지만 정작 콜링성 얘기는 없었다.  입장료가 비싸서 아예 들어가지 않았다는 글은 봤다.  입장료 80 DKK=13372원(2015.07.07 기준).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콜링에 다녀온 것은 2010년 8월이다.  구글맵으로보면 콜링역을 기준으로 콜링성까지는 걸어서 십 분 정도로 가깝다.  정면으로 오르막길을 가도 좋지만 동네구경도 할겸 역을 나와 왼쪽 방향으로 걸어서 Jernbanegade 보행로를 통해 가는 게 더 낫다는 생각이다.  Akseltorv 광장 못미처 오른쪽으로 꺾어 계단을 조금 오르면 성이다.  성이 선 언덕 아래 언저리 짧고 조밀한 보행 거리는 옛 건물들도 그렇고 나름 분위기있는 중심 상점가다.  콜링의 전부인 느낌.   
  
Jernbanegade 보행자거리
콜링성 가는 길
맨 위 왼쪽에 보이는 건물이 콜링성
콜링성은 대단할 게 없다.  13세기이래 그 자리를 지켜왔다지만 13세기 건물도 아니다.  남다른 정원이랄 것도 없다.  더우기 1808년에 큰 화재가 있었고 이후 오랜 기간 폐허로 남아있었다.  그런데 이를 반전한 게 잉어 Inger 와 요해네스 Johannes Exner 부부 건축가의 작업이다.  폐허는 폐허대로 남겨둔 채 현대 건축물을 덧입혀 조화롭게 하나로 만든 이들의 창조적인 재단장 작업은 정말 멋지다.  한 번쯤 가볼만 하다.  이 작업으로 비영리단체 유로파 노스트라에서 Europa Nostra Awards 상을 수상했다.  왕가의 성답게 역사적 유물과 은식기류 등의 상설 전시도 있고 주기적으로 열리는 예술작품 전시도 있다.  성 꼭대기에 올라 바라보는 콜링 시 모습이 아름다운데 이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콜링성 유튜브 채널.
 
콜링성 전면. 불그레한 벽이 유적이고 오른쪽 짙은 갈색 벽이 현대건축물. 오페라의 유령? ^^;
가까이서 본 모습
창문 위아래로 복원한 벽돌벽이 뚜렷하다. 왼쪽 아래 계단도 작품.
감탄이 절로 나왔다.
트라폴트 현대미술관에 대해서는 올 해 2015년 3월 한국디자인진흥원 KIDP 디자인정보 홈페이지에 기고한 전문가 리포터 tempus님의 글이 있었다.  반가웠고 내용에 공감했다.  나 역시 의자 콜렉션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역에서 좀 떨어져 있다.  찾아보니 버스로 한 20분 걸린단다.  물길따라 언덕을 넘어가던 찻길이 떠오른다.  집들이 좋아 보였다.  다시 찾아봐도 '트라포트' 혹은 '트라폴트'라고 들린다.  트라폴트 현대미술관 유튜브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