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와카미 히로미 川上弘美, 서은혜 역, 뱀을 밟다 蛇を踏る, 청어람, 2003
pp. 9 ~ 10
미도리 공원 가는 길, 덤불에서 뱀을 밟고 말았다.
........
밟고 나서야 뱀이 있다는 걸 알았다.
가을뱀이라 둔했던 탓일까. 보통 뱀은 그렇게 밟히지 않는데.
뱀은 부드러웠고 밟아도 밟아도 끝이 없는 느낌이었다.
"밟히면 끝이야."
뱀은 말하더니 물컹하니 녹아내렸다.
........
"밟혔으니 어쩔 수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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밟고 나서야 뱀이 있다는 걸 알았다.
가을뱀이라 둔했던 탓일까. 보통 뱀은 그렇게 밟히지 않는데.
뱀은 부드러웠고 밟아도 밟아도 끝이 없는 느낌이었다.
"밟히면 끝이야."
뱀은 말하더니 물컹하니 녹아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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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밟혔으니 어쩔 수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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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펜하겐에서 편지를 썼었다. 이메일의 경우 드물게 그런 일이 있는데 받지 못했다는 걸 나중에 친구로부터 들었다. 그 친구는 이제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 원래 일어난 일이라고는 없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