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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다보면

덴마크 여행기 19 - 오후스

2004년 8월 7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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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S와 함께 오후스 시내 및 해수욕장 구경을 나갔다.  이곳은 성(性)이 개방된 곳이라는 덴마크다.  사족이겠지만 물론 성(性)이란 단순히 성행위(Sex)만이 아닌 이를 넘어선 광범위한 개념(Gender)이라는 걸 전제한 얘기다.  지금은 그저 보이는 것에만 집중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도 사실 지난 시절의 얘기 같기는 하다.  물론 2004년을 기준으로 한 얘기다.  2007년 현재는 또 다를 수 있다.  여하튼 덴마크 온 김에 정말 그런가 보려고 했는데 예상 밖으로 일반 매장에서 성인물을 볼 수 없었다.  결국 따로 취급할만한 곳을 찾아 갔다.  S는 싫다고 해서 밖으로 돌고 나만 들어가 구경했다.  두 곳을 갔는데 한 곳은 중고 도서 및 영상물을 파는 상점으로 손님은 애 어른 구분이 없었지만 지하에 성인물 코너가 따로 있었다.  DVD가 천장까지 가득했다.  두번째는 각종 성관련 용품을 파는 전문 상점이었다.  비록 예상과 달리 일반 매장과는 구별이 있었지만 어쨌거나 이곳에서는 어느 것도 그리 대수롭지 않아서 별스런 느낌은 없다.  제 혼자 자란 가상 세계의 적나라함이란 실생활에서는 오히려 초라해지는가 보다.  예전에 읽었던 기시다 슈의 책이 몇가지 점에서 재미 있었던 기억이 새삼 났다.

음, 그거야 그렇고...

누드, 적어도 상반신을 노출한 토플리스 Topless인 미녀가 즐비하다는 S의 부추김(?)을 따라 덴마크 해변에 갔다.  여기서 해변은 누드 전용 해변이 아니라 일반 해변을 말한다.  이점에서는 S와 의기투합(!)했다.  유럽 어느 나라 보다 덴마크 미인이 최고라고 자랑이 대단했다.  근데 정작 오후스 해변에서는 토플리스인 미녀를 찾아 보기 어려웠다.  진작에 S씨가 말씀하신 그대로였다.  그분 말씀이 예전에는 덴마크 전역에서 토플리스는 물론이고 아예 가족 모두가 누드로 해수욕을 즐겼다고 하신다.  하지만 최근에 와서는 모두 옷을 입는 추세라고 하니 이런 것도 다 유행이란 게 있는가 보다.  처음에 가 본 해변인 Den Permanente 페마넨테는 정말 발 디딜 틈 없이 사람들로 붐볐고 사람들 모습은 참 건전(!)했다.  70년의 역사가 있다는 이 목조 시설은 예전 스웨덴 말뫼의 냉수욕장을 떠올리면 비슷하다.  사람들로 정신없는데 별 건 없고 해서 그곳을 나와 매점에서 아이스크림을 사서 먹으며 주변을 둘러 보았다.  결론은 좀더 위쪽으로 올라가보자는 것이었다.  그래서 걸어간 곳이 Bellevue 벨라뷔 해변이다.  한결 나았지만 걸어다닌 탓에 둘러볼 시간이 없었다.  L이 룩셈부르크 Luxemburg로 돌아가는 날이라 점심을 같이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버스 시간표도 맞지 않아서 S씨께 전화 하고는 큰 길로 나와 그의 차를 기다려 타고 돌아왔다.

- 오후스 해변 : 둘러보았던 오후스의 대표적 해변은 다음과 같다.  Bellevue, Den Permanente, Ballehage, Moesgård Strand.  시내에서 가장 가깝고 인기있는 해변은 Den Permanente 페마넨테다.  시내에 가깝다 보니 가기가 제일 쉽다.  Bellevue 벨라뷔 해변은 좀 더 범위가 넓다.  묵었던 곳과 가까워서 마셀리스복 숲(Marselisborg Wood)으로 산책 나가면 언덕 아래로 Ballehage 해변을 보면서 걷곤 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곳은 오후스 남쪽 Moesgård Strand 모오스고 해변이다.  시내와는 좀 거리가 있는 듯 하지만 한가하고 평화로웠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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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http://aarhuskommune.dk/portal/borger/kultur_fritid/brug_naturen/badestrande


위 지도에서 파란색(Blue Flag)과 녹색 표시는 수질이 수영해도 좋다는 뜻이고 반면 빨간색 표시는 수질이 나빠 수영을 금지한다는 뜻이다.  해수욕장 행 교통편 등 안내 페이지

가족 모두 점심을 같이하며 L과 이별했다.  S씨가 차로 룩셈부르크까지 데려다 주셨다.  가만 생각하면 유럽은 유럽이다.  그냥 차로 가볍게 다닌다, 이나라 저나라.  우리가 북한을 통해 북경까지 차로 가자면 그 거리가 상당할텐데.  사실 독일쯤에서 다시 다른 차로 가도록 한 것뿐이긴 해도 저녁 전에 왕복으로 돌아올 수 있었으니 말이다.

오른쪽 엄지 발가락에 통증이 있다는 얘기를 했더니 이모가 금새 병원 예약을 했다.  이름, 생년월일을 다 불러주고 번호를 받았다.  당장 가자고 하신다.  가보고 알았지만 오후스 대학 병원 Århus Universitetshospital, Århus Sygehus 이었다.  물론 오후스 AMT 안이다.  통증을 느낀지 일주일이다.  내가 가자면 먼저 112로 전화해서 응급실을 물어보았겠지만 현지인을 통하다보니 꽤 달랐는데 응급실 대신 일반 진료를 받은 것이다.  그냥 가서 예약한 의사(일반의 GP: General Practitioner) L을 만났다.  그날 마지막 환자였다.  별건 아닌 거 같다고 소염제를 좀 써보잔다.  사실 비상약을 가져갔었지만 약국 구경가려고 처방을 부탁했다.  헌데 처방전을 안 준다.  이모 말이 당직(?) 약국으로 전자 처방전을 보낸단다.  물론 최근 일이다.  병원비 청구서는 며칠 후 집으로 왔고 나중에 우체국에서 지불했다.  덴마크에서 응급실 치료는 국적에 상관없이 무료다.  내 경우와는 차이가 있다. 

저녁에는 지난번 집으로 초대했던 한국계 덴마크인 부부댁을 방문했다.  저녁 초대를 받았기 때문이다.  댁을 찾고 보니 재미있게도 오전에 다녀온 Bellevue 벨라뷔 해변 근처였다.  음식이 한국 음식이기는 한데 부페 차림이다보니 아주머니 말씀처럼 한국 음식 같지 않아 보였다.  ^^  취미로 안마당에서 벌을 쳐서 꿀을 따신다는데 그만큼 넓고 좋았다.  덕분에 좋은 시간을 보냈다.

- 덴마크에서 병원 가기 : 기본적으로 덴마크 응급실 치료는 무료다.  국적 불문이라는 게 감동적이다.  물론 외국인의 경우 그밖에 병원 치료는 당연히 진료비를 지불해야한다.  덴마크 의료 서비스는 모두 세금으로 운영한다.  우리처럼 세금 따로, 의료 보험료 따로, 진료비 따로 따로 이런게 아니다.  덴마크는 세금이 높다고 말들 하는데 이런 걸 보면 세금 외에도 세금과 다름없는 각종 비용을 추가 지불해야만 하는 한국의 경우는 뭐라 해야 할지 모르겠다.  몰라 그런가 언뜻 혹 조삼모사(朝三暮四)에 나오는 원숭이 취급 받는 건 아닐까 기분이 나빠지기도 하지만 나름 타당한 이유가 있으리라.  ㅡㅡ;;  의료 서비스 전반을 공익차원에서 운영하고 있으므로 대충 덴마크에서 일단 의사 만나는 건 무료라고 보면 맞다.  물론 아주 적은 수지만 사설 병원도 있다.  치과는 18세까지 무료다.  이게 또 감동적인데 덴마크 거의 모든 학교 안에 아예 치과 병원이 함께 있다.  혹 없는 경우는 치과를 지정해서 정기적으로 아이들의 치아를 돌본다.  이러니 유치도 나기전부터 치과의사의 상담과 진료를 받는다.  주요 백신들 역시 무료 접종이다.  약값과 성인의 치과 치료는 유료이고 우리처럼, 전액이 아닌 일부를 지불한다.  의사 역시 노조와 정부가 협상한 고정 급여를 받는다.  얘기는 길고 자잔한 예외도 많다.  더 궁금하신 분은 링크 참조.  Health Care in Denmark

< 사진 설명 >

1 - 5 ..... Bellevue 벨라뷔 해변 주변
6 - 18 .... Århus Sygehus 오후스 병원
19 - 20 ... 오후스 시내
21 - 25 ... Løve Apoteket 사자 약국
26 - 27 ... 초대받은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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