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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다보면

이탈리아 피렌체 여행기(2010) - 식당 가본 곳

체류기간도 길지 않았고 밤에 나다니기도 귀찮아서 숙소 예약을 아예 하프보드 half-board(아침 & 저녁식사 포함)로 한 덕분에 피렌체 시내에서는 식당 세 곳과 샌드위치 매점 한 곳 그리고 본의 아니게(!) 패스트푸드점 한 곳에 가보았다. 


1)
이 프라텔리니 I Due Fratellini

뭐가 그리 바쁜지 때를 놓쳤다.  단테 생가(?) 가는 길에 귀찮아서 간단하게 먹자 싶어 근처 이 샌드위치 매점에 들렀다.  어찌나 유명하신지 줄 서서 사먹더라는...  그래도 워낙 간단한 음식이라 별반 기다리진 않았다.  더운 날 땀도 많이 흘렸고 좀 짠 걸 먹어야지 싶어서 앤초비 샌드위치를 시켰다.  생각보다 엄청 짜고 비렸다.  메뉴에 있는 음식을 다 먹어본 것도 아니고 많은 사람들이 찾는 거 보면 뭔가 이유가 있겠지만
딱히 인상적이진 않았다.  물론 즉석에서 만들어주는데다 가격 또한 싸다.  부러 갈 이유는 없고 오르산 미켈레 성당 맞은 편이라 혹 출출하다면... 
  



2) 맥도날드 McDonald's

피렌체와서 맥도날드 햄버거를 사먹다니, 외국은 물론 한국에서도 안 먹는데...  어쩌랴,
찾던 식당은 문 닫고 시간은 이미 저녁 8시 반을 넘고 만사가 귀찮아졌다. 
ㅠㅠ  이용한 매장은 산타 마리아 노벨라 역 바로 옆에 있다.  묵었던 호텔 바로 앞이다.  세트 메뉴를 선택했는데 햄버거가 피자 한 판보다 비싸더라는.  매장은 사람들이 너무 많아 앉을 자리조차 잡기 힘들 정도.  관광객이 많은 도시고 열차역 옆이라 더 그랬을 것 같긴 하지만 이해 불가다.  하긴 나도 갔다.  ㅠㅠ  가격은 6.90 유로.


3) 라 만지아또이아 La Mangiatoia

리사 맥개리의 책에 나온 곳이다.  그렇다고 제일 맛있는 피자집이란 얘기는 아니다.  그저 피티 궁전 구경가는 길에 피자를 사먹었다.  버섯 피자로 한 판에 5 유로 냈고 차가운 생수 큰 병은 1 유로(!)였다.  가게는 식당과 포장(Takeaway)코너 둘로 나뉘어 있었는데 피자 큰 판보다는 소포장 음식들이 많이 팔렸다.  궁금해서 일부러 한 판을 포장 주문한 것이다.  한국에서 보통 보는 두터운
빵에 토핑 많은 피자가 아니라서 잘 하면 다 먹겠다 싶었는데 그래도 두 조각은 남겼다.  보볼리 정원에서 먹자고 사서는 정작 먹기는 피티 궁전 앞마당에서 먹었다.  누가 막은 건 아니고 막상 양 손에 주렁주렁 들고 다니며 표 끊으랴 가방 맡기랴 등등 귀찮아서다.  덕분에 체면이 말씀 아니었다는...  맛은 담백하고 무난했다.  이탈리아라고 많이 다른 건 아니었다.  같은 장소 같은 피자라도 식당에서 먹으면 당연히 비싸진다.  1 유로 추가.  소포장 음식을 구매하는 편이 괜찮은 선택 같다.   



4) 안지오리노 Angiolino

나와 이탈리아 사람 두 좌석 빼고는 주변이 모두 일본 사람이었다.  다니다 보니까 일본 사람들은 책에 많이 의지하던데 아마 이 식당도 그 목록에 있는가보다.  식당은 크지 않았다.  점심이기도 하고 먹는 양이 많은 것도 아니어서 개인적으로는 보통 전채요리(antipasto)와 첫번째 차림 요리(primo)를 선택하거나 아니면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쪽이다.  두번째 차림 요리(secondo)를 선택한 적은 없다.  이곳에서는 수프(zuppa) 리볼리따 Ribollita와 파스타를 선택했다.  맛은 괜찮았다.  정확하게는 그런 것 같다.  처음 먹어보는지라.  그보다는 분위기가 편안하고 좋았다.  정말 피렌체에 왔구나 싶은.  그이상 무슨 말을 더하랴.  가볼만하다.  이 날 식대는 26 유로.



5) 벤베누토 Benvenuto

현지인도 관광객도 많았다.  동양인은 나 혼자.  양이 진짜 많아서 결국 해물 파스타를 반쯤 남겼다.  전채 요리 하나만 시킬 걸 후회막심.  그래도 워낙 목이 말라서 생수는 큰 병(grande)으로 시켰고 전체 식사 요금으로 20.50 유로를 지불했다.  분위기도 음식도 전체적으로 특별한 구석이 없었다.  뭐랄까 기대(?)와는 좀 달랐다.  사진에서 보다시피 음식은 별 꾸밈없이 소박했고 내 입에는 다소 밋밋했다식당은 바빴고 가격이나 음식도 딱히 나무랄게 없는 그리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양도 많다.  그래도 다시 갈지는 잘 모르겠다.  전채 요리를 다 먹기도 전에 해물 파스타를 내왔다.  시간 없는 관광객이나 성질 급한 한국인들이 좋아할 서비스일 수도 있겠지만 나는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