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사진들에서 보다시피 신발 바닥이 거의 닳지 않은 에델바이스 고어텍스 등산화 밑창이 망가져 결국 버릴 수 밖에 없었다. 그냥 놓아 두었을 뿐 아무 것도 한 일이 없건만 저절로(!) 벌어진 일이다. 우째 이런 일이...
고백하자면 나는 어지간히 산에 안 가는 사람이다. 당연히 등산 장비에 대해 아는 것도 없고 큰 관심 또한 없다. 그래서 그렇겠지만 이번 일이 영 황당했다. 비록 형편없는 기억력에 기댈 일은 아닐지 몰라도 아무튼 이 에델바이스 고어텍스 등산화를 구매하는데 적어도 20만원은 준 것 같다. 물론 그 가격만큼 고어텍스 등산화는 과연 대단했다. 한번은 제주도에서 정말 말 그대로 쏟아 붓는 비를 만났었는데 양 발이 모두 뽀송뽀송했다. 옷을 따라 흐른 빗물에 발목께만 젖었을 뿐이었으니 내심 비싼 신발 산 보람을 느꼈다. 그랬던 신발이 아래 사진처럼 망가진 것이다. A/S를 기대하며 에델바이스 대리점에 갔더니 대리점 관계자는 내 신을 보자마자 조금도 망설임없이 이렇게 말했다.
"몇 년 안 신으셨죠? 그래서 망가진 겁니다. 이런 경우 A/S가 불가능합니다. 그냥 버리세요." ㅠㅠ
아, 난감했다. 그 모습을 본 대리점 관계자의 친절한 한 마디.
"버려 드릴까요?" "네. 부탁드려요." ㅠㅠ
그래 처음으로 알았다. 등산화는 신지 않으면 망가진다는 사실. 그런데 의문이 생겼다. 혹 다른 이유가 있는 건 아닐까? 수제화 역시 마찬가지일까? 인터넷 검색을 해봤다.
서울에 있는 수제 등산화점을 찾아보니 두 곳이 나왔다. '송림제화' 와 '알펜글로우(명광 등산화 연구소)'. 왠지 상대적으로 덜 바빠보이는 '알펜글로우'로 대뜸 전화를 걸었다.
"저, 실례합니다. 뭐 좀 여쭤봐도 될까요?" "예, 말씀하세요."
"제 등산화 밑창이 망가졌고 버릴 수 밖에 없었는데 제조회사측에서는 원래 그렇다고 해서요. 정말 등산화를 몇 년 안 신으면 밑창이 그렇게 망가지는 건가요?"
"기성화의 경우 신 바닥에 우레탄창을 쓰는데 그래서 등산화의 수명이 매우 짧습니다. 이 부분이 삭아서(!) 망가지기 때문인데 수제화의 경우는 일일이 수작업을 하기 때문에 십 년이 지나도 멀쩡하지요."
그렇다. 단순히 신지 않아서가 아니라 원래 그런 것이었다는... 물론 그에 맞게 관리에 신경을 쓴다면 약간은 달라질 수 있겠지만 말이다. 한마디로 매일 신다시피하는 운동화나 어쩌다 한 번 신을까말까한 등산화나 그 수명이 몇 년이기는 마찬가지라는 것. 신든 그냥 놔두든.
이쯤되니까 등산화의 가격에 대해서도 한 마디 하지 않을 수 없다. 기성화와 수제화의 가격 차이는 처음 걱정만큼 그렇게 큰 것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하나는 그 수명이 매우 짧지만 하나는 그렇지 않을뿐 아니라 무엇보다도 좀 더 내 발에 맞춘 신발이라는 점에서 그 차이가 크다. 이것은 분명 수제 등산화의 장점이다. 그러나 디자인이나 구매 편의성, 초기 구입 비용 등 기성화의 장점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아쉽게 생각하는 것은 이런 사실을 지금까지 전혀 몰랐고 생각해 본적도 없다는 것이다. 그랬다면 아마 그때도 역시 마음이 수제등산화 구매쪽으로 바뀌지 않았을까?
아무튼 그랬는데...
어제 K2에서 등산화를 구매했다. 또 기성화를 산 것이다. 갑자기 일이 닥치면 이렇게 또 어쩔 수가 없다. ㅠㅠ
고백하자면 나는 어지간히 산에 안 가는 사람이다. 당연히 등산 장비에 대해 아는 것도 없고 큰 관심 또한 없다. 그래서 그렇겠지만 이번 일이 영 황당했다. 비록 형편없는 기억력에 기댈 일은 아닐지 몰라도 아무튼 이 에델바이스 고어텍스 등산화를 구매하는데 적어도 20만원은 준 것 같다. 물론 그 가격만큼 고어텍스 등산화는 과연 대단했다. 한번은 제주도에서 정말 말 그대로 쏟아 붓는 비를 만났었는데 양 발이 모두 뽀송뽀송했다. 옷을 따라 흐른 빗물에 발목께만 젖었을 뿐이었으니 내심 비싼 신발 산 보람을 느꼈다. 그랬던 신발이 아래 사진처럼 망가진 것이다. A/S를 기대하며 에델바이스 대리점에 갔더니 대리점 관계자는 내 신을 보자마자 조금도 망설임없이 이렇게 말했다.
"몇 년 안 신으셨죠? 그래서 망가진 겁니다. 이런 경우 A/S가 불가능합니다. 그냥 버리세요." ㅠㅠ
아, 난감했다. 그 모습을 본 대리점 관계자의 친절한 한 마디.
"버려 드릴까요?" "네. 부탁드려요." ㅠㅠ
그래 처음으로 알았다. 등산화는 신지 않으면 망가진다는 사실. 그런데 의문이 생겼다. 혹 다른 이유가 있는 건 아닐까? 수제화 역시 마찬가지일까? 인터넷 검색을 해봤다.
서울에 있는 수제 등산화점을 찾아보니 두 곳이 나왔다. '송림제화' 와 '알펜글로우(명광 등산화 연구소)'. 왠지 상대적으로 덜 바빠보이는 '알펜글로우'로 대뜸 전화를 걸었다.
"저, 실례합니다. 뭐 좀 여쭤봐도 될까요?" "예, 말씀하세요."
"제 등산화 밑창이 망가졌고 버릴 수 밖에 없었는데 제조회사측에서는 원래 그렇다고 해서요. 정말 등산화를 몇 년 안 신으면 밑창이 그렇게 망가지는 건가요?"
"기성화의 경우 신 바닥에 우레탄창을 쓰는데 그래서 등산화의 수명이 매우 짧습니다. 이 부분이 삭아서(!) 망가지기 때문인데 수제화의 경우는 일일이 수작업을 하기 때문에 십 년이 지나도 멀쩡하지요."
그렇다. 단순히 신지 않아서가 아니라 원래 그런 것이었다는... 물론 그에 맞게 관리에 신경을 쓴다면 약간은 달라질 수 있겠지만 말이다. 한마디로 매일 신다시피하는 운동화나 어쩌다 한 번 신을까말까한 등산화나 그 수명이 몇 년이기는 마찬가지라는 것. 신든 그냥 놔두든.
이쯤되니까 등산화의 가격에 대해서도 한 마디 하지 않을 수 없다. 기성화와 수제화의 가격 차이는 처음 걱정만큼 그렇게 큰 것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하나는 그 수명이 매우 짧지만 하나는 그렇지 않을뿐 아니라 무엇보다도 좀 더 내 발에 맞춘 신발이라는 점에서 그 차이가 크다. 이것은 분명 수제 등산화의 장점이다. 그러나 디자인이나 구매 편의성, 초기 구입 비용 등 기성화의 장점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아쉽게 생각하는 것은 이런 사실을 지금까지 전혀 몰랐고 생각해 본적도 없다는 것이다. 그랬다면 아마 그때도 역시 마음이 수제등산화 구매쪽으로 바뀌지 않았을까?
아무튼 그랬는데...
어제 K2에서 등산화를 구매했다. 또 기성화를 산 것이다. 갑자기 일이 닥치면 이렇게 또 어쩔 수가 없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