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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아보니

[책] 불자(佛子)라... 3. 잡아함경(雜阿含經) - 자공경(自恐經) : 나무

잡아함경(雜阿含經) 33권 930 자공경(自恐經), 고려대장경 K.650 / 대정신수대장경 T.99
김월운 역, 잡아함경 4권, 동국역경원, 2006, pp. 124-125
동국역경원 한글대장경 검색시스템, 잡아함경(雜阿含經) 33권 930 자공경(自恐經), pp.1323-1324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가비라위국 니구율원에 계셨다.
  그 때 석씨 마하남이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와서 부처님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나 앉아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가비라위국은 안온하고 풍요롭고 살기가 좋아서 백성들이 많습니다. 제가 매번 출입할 때마다 많은 대중들이 좌우에 죽 늘어서서 뒤를 따르고 미친 코끼리·미친 사람·미친 수레도 항상 우리를 따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미친 것들과 살고 죽음을 함께 하다보면 부처님을 생각하고 법을 생각하고 비구스님들을 생각하는 것을 잊게 될까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또 저는 '내가 죽은 뒤에는 장차 어디에 가서 태어날 것인가?' 하고 스스로 생각해보기도 합니다. 

  부처님께서 마하남에게 말씀하셨다. 

  두려워하지도 말고 무서워하지도 말라. 너는 목숨을 마친 뒤에 나쁜 곳에 태어나지 않을 것이요, 끝끝내 나쁜 일이 없을 것이다. 비유하면 마치 큰 나무가 밑으로 가지를 내려뜨리고 있으며 어느 한쪽으로 쏠리는 곳과 기우는 곳이 있다고 하자, 만일 그 뿌리 부분을 베면 어디로 넘어지겠느냐? 

  마하남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 나무는 본래 향하고 있던 곳이든지, 아니면 쏠리는 곳이나 기울고 있던 곳으로 넘어질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마하남에게 말씀하셨다.

  너도 그와 같아서, 목숨을 마친 뒤에도 나쁜 곳에 태어나지 않을 것이요, 끝끝내 나쁜 일이 없을 것이다. 왜냐 하면 너는 오랫동안 부처를 생각하고 법을 생각하고 비구스님들을 생각하기를 닦고 익혀왔기 때문이다. 가령 목숨을 마치고 나서 그 몸이 불에 태워지거나 묘지에 버려져서 오랫동안 바람에 불리고 햇볕에 쪼여 마침내 가루가 된다 하더라도 심(心)·의(意)·식(識)이 오랜 세월 동안 바른 믿음에 훈습(薰習)되었고, 계·보시·들음·지혜에 훈습되었기 때문에, 그 신식(神識)은 위로 올라가 안락한 곳으로 향해 갈 것이요, 미래에는 천상(天上)에 태어나게 될 것이다. 

  그 때 마하남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떠나갔다.

<주>
* 이 소경은 『별역잡아함경』 제8권 24번째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하다.


동국역경원 한글대장경 검색시스템, 별역잡아함경(別譯雜阿含經) 제8권 24:155, pp.343-344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가비라위국 니구타숲에 계셨다.
  당시 석마남이 부처님 처소에 와서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나 앉아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가비라위국은 백성들이 번성하면서 편안하고 평화롭지만, 저는 항상 이 속에 있으면서 언제나 혼자 이렇게 생각합니다.
  '만약 미친 코끼리와 내닫는 수레와 뛰어오는 말과 미쳐서 달려오는 사람이 저에게 와서 부닥치면, 저는 그 때 염불하는 마음을 잊게 되거나, 법과 스님네를 생각하는 마음을 잃어버릴 것이다.'
  그리고 또 스스로 생각했습니다.
  '만약 삼보를 생각하는 마음을 잃어버리면 목숨을 마칠 때 어떤 곳에 태어나며, 어떤 갈래에 들어가서 어떠한 과보를 받을 것인지?'” 생각했습니다.

  부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그런 때를 당해도 두려워하는 생각을 내지 말 것이니, 목숨을 마친 후에는 좋은 곳에 태어나고 나쁜 갈래에 떨어지지 아니하며 나쁜 과보도 받지 않을 것이다. 비유컨대 큰 나무가 처음 생장할 적부터 항상 동쪽으로 쓰러져 있었다면, 그 나무를 베어낼 때 마땅히 어떤 쪽을 향하여 넘어지겠느냐? 이
나무는 반드시 동쪽을 향하여 넘어진다고 알아야 한다. 너 또한 그와 같나니, 오랫동안 착한 일을 행했으므로 나쁜 갈래에 떨어져서 나쁜 과보를 받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석마남은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자기가 있던 곳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여러 비구들도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받들어 행하였다.


대정신수대장경 大正新脩大藏經 잡아함경 雜阿含經
송 천축삼장 구나발타라 한역 劉宋 求那跋陀羅譯

   (九三○)

 如是我聞。 一時。
佛住迦毘羅衛國尼拘律園中。 爾時。釋氏摩訶男來詣佛所。
稽首禮足。退坐一面。白佛言。世尊。
此迦毘羅衛國安隱豐樂。人民熾盛。我每出入時。
眾多羽從。狂象.狂人.狂乘常與是俱。
我自恐與此諸狂俱生俱死。忘於念佛.念法.念比丘僧。
我自思惟。命終之時。當生何處。
 佛告摩訶男。莫恐。莫怖。命終之後。不生惡趣。
終亦無惡。譬如大樹。順下.順注.順輸。若截根本。
當墮何處。 摩訶男白佛。隨彼順下.順注.
順輸。 佛告摩訶男。汝亦如是。若命終時。
不生惡趣。終亦無惡。所以者何。
汝已長夜修習念佛.念法.念僧。若命終時。此身若火燒。
若棄塚間。風飄日曝。久成塵末。
而心意識久遠長夜正信所熏。戒.施.聞.慧所熏。神識上昇。
向安樂處。未來生天。 時。摩訶男聞佛所說。
歡喜隨喜。作禮而去。


대정신수대장경 大正新脩大藏經 별역잡아함경 別譯雜阿含經

  (一五五)

 如是我聞。
一時佛在迦毘羅衛國尼拘陀林。爾時釋摩男。往詣佛所。頂禮佛足。
卻坐一面。而白佛言。世尊。此迦毘羅人民熾盛。
安隱豐樂。我常在中。每自思惟。
若有狂象奔車逸馬狂走之人。來觸於我。我於爾時。
或當忘失念佛之心。或復忘失念法僧心。復自念言。
若當忘失三寶心者。命終之時。當生何處。
入何趣中。受何果報。佛告之曰。汝當爾時。
勿生怖畏。命終之後。生於善處。不墮惡趣。
不受惡報。譬如大樹初生長時。恒常東靡。
若有斫伐。當向何方。然後墜落。當知此樹必東向倒。
汝亦如是長夜修善。若墮惡趣。受惡報者。
無有是處。時釋摩男。聞佛所說。頂禮佛足。
還其所止。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01


< 인터넷 자료 출처 >

1) 한글대장경:

동국대 역경원
http://www.tripitaka.or.kr

동국대 전자불전ㆍ문화재콘텐츠연구소
http://ebti.dongguk.ac.kr

2) 대정신수대장경:

중화전자불전협회 中華電子佛典協會 CBETA
http://www.cbeta.org/

3) 고려대장경:

고려대장경연구소
http://www.sutra.re.kr

고려대장경 지식베이스 시스템 검색
http://kb.sutra.re.kr/ritk/index.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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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경희, 붓다의 상담 - 꽃향기를 훔치는 도둑, 도피안사, 2002
 
책 제목을 보면 저자가 이를 '화경(花經)'에서 인용한 것임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런 이유로 처음 이 책에 손이 간 것은 맞지만 사실 이 책을 읽은 이유는 '자공경(自恐經)'을 인용한 작가의 머리말 때문이었다. 

'화경(花經)'에서 '자공경(自恐經)'으로 이어지는 길.  예를 들면 이런 것도 있다.  그러니까 물론 '유마경'도 읽고 '승만경'도 읽었다.  무엇보다 마음자세가 중요하다는 말도 다 맞고 우바새(優婆塞, 淸信士, 재가신도)로 사는 일이 법에 어긋나는 것도 아니다.  그래도 무릇 '불자라면 출가수도에 대한 서원을 버릴 수 없다'라고
생각한다.  그저 마음만 그럴 뿐이지만.  이런 마음, 저런 마음 한순간도 쉬는 법이 없지만. 

러시아 연출가 레프 도진은 "빠르게든 느리게든 인생은 흘러가고, 사람은 소중한 시간을 잘 살아내지 못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2010/4/29).

사실 마음만 그렇다는게 얼마나 우스운 일인가.
  내가 이런 글을 써도 될까?  경의 말씀이 참으로 따뜻하다.  새 해에는 다시 한 번...!